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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Insight

2018.08.27

룰(Rule), 직원을 자유롭게 하는 마법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의 모든 콘텐츠는 미디어에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발표한 한국 기업문화 진단 결과 중 일부다. 대기업 직장인 2천여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의 개선 효과를 체감하느냐?’라고 물었더니, 약 90%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혁신은 겉보기일 뿐 비효율과 불통은 여전하다는 조사결과다.

제도와 캠페인 만으로 ‘꼰대 문화’가 없어지나요?

출처=unsplash.com

권위적인 분위기 이른바 ‘꼰대 문화’ 타파는 국내 기업 대부분의 당면 과제다.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생각들을 듣는 것이 결국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칼퇴근’ ‘휴가 보장’ ‘불필요한 야근 금지’ 등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바탕으로 한 제도와 캠페인을 여러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뿌리 깊은 문화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기업문화 조성은 고사하고 ‘무늬만 혁신’이 반복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정태영 부회장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사 규모가 커지면 기업문화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며 “사내 캠페인을 아무리 해도 본인 만을 위한 회식이나 야근을 상시 운영하는 분들이 어딘가에 계신다”고 기업문화 혁신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직장 내 구성원들이 여전히 한국 사회 특유의 ‘하향식 권위주의’와 ‘눈치 문화’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배들은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성공을 맛 봤다. 주변에서 ‘꼰대’라고 비아냥대도 몇 십 년 동안 몸에 익은 사고 방식을 버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잘해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청바지’만 어설프게 입을 수 밖에 없다.

후배들이라고 다를까. 한국 사회의 상명하복 시스템에서 눈치 없이 일하다가는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일을 다 마쳤는데도 퇴근 하지 않는 선배 때문에 컴퓨터 화면만 자꾸 보거나, 갑자기 결정된 회식에 ‘본인 장례식 외에는 무조건 참석’이라는 무서운 관습법에 따라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이유다. 그렇게 일그러진 기업 문화는 근절되지 않고 대물림이 된다.

룰(Rule), 직원들을 자유롭게 하는 마법

출처=unsplash.com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집착하는 경로의존성은 어리석다. 그렇다면 꼰대 문화를 타파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디지털 금융회사를 선언하며 보수적 분위기를 벗고, 자유롭고 수평적인 이미지로 변신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하 현대카드)의 사례를 살펴보자.


현대카드는 수직적 조직문화와 상명하복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직원의 자율성을 해치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뜨린다고 판단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것은 바로 ‘룰 세팅(Rule Setting)’이다.

룰은 보통 자율을 제약하는 강제적인 명령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반대로 룰이 자율을 권장하는 ‘균형과 질서’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 사회에서 룰이 없다면 상사나 선배가 경험했던 관습대로 일을 해석하고 지시해 후배들의 자율성이 제약 받기 쉽다. 결국, 개인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해야 할 것(Do)’과 ‘하지 말아야 할 것(Don’t)’을 분명히 해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근무환경이 조성이 될 수 있다.

출처=unsplash.com

휴가에 관한 룰(Rule)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이미 휴가라는 권리를 포기하는 삶에 익숙해졌다. 휴가 사유를 실제와 다르게 적어내거나 법에서 보장한 휴가 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여행사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2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휴가를 적게 사용했다고 한다.


현대카드는 휴가일수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보며 사용하지 못하는 휴가 행태를 ‘하지 말아야 할 것(Don’t)’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직원들이 충분한 쉬어야 잘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휴가 사용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휴가 사용률이 현저히 낮은 부서의 부서장에게는 사유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13년 42%였던 휴가사용률은 지난 해 75%를 넘어섰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옥 전경

‘ZERO PPT(파워포인트)’ 정책 역시 마찬가지. 지난 2016년부터 현대카드는 회사 내 PPT 사용을 금지하고 짧은 보고서나 이메일, 구두(口頭) 보고로 대체했다. 핵심 내용을 담는 것보다 PPT를 만들고 꾸미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므로, 보고를 없애고 업무 본질에 집중하자는 게 목적이었다.

시행초기, 과거의 업무 방식을 고수하는 이른바 ‘꼰대’ 같은 직원들은 남아 있었다. 타성에 젖은 일부 선배는 후배에게 PPT 제작에 버금가는 문서 작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자 현대카드는 회사 차원에서 해당 부서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긍정적인’ 나비효과도 생겼다. PPT를 활용한 발표를 지켜보느라 늘어났던 회의 시간은 현격히 짧아졌고, 핵심에 집중한 토론 방식이 정착됐다.

곁에서 꼰대 딱지 뗄 수 있도록 도와줘야

출처=unsplash.com

기존의 경직된 사고 방식과 습관을 하루 아침에 고치기는 어렵다. 조직 내에서 교육과 캠페인을 벌이고 주변에서 ‘꼰대’라 비아냥대도, 혼자 힘으로 꼰대 딱지를 떼어내기는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조직이나 회사가 꼰대들을 깡그리 색출해 내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때 조직 차원에서 새로운 시대와 환경, 회사의 방향성에 걸맞은 룰(Rule)을 정해 꼰대 딱지를 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개개인에게 스며들어 있는 하향식 권위주의와 눈치 문화를 떨쳐내고 과거의 성공 방정식과 결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청바지 입은 꼰대’만 늘리는 무늬만 혁신이 아닌, 룰(Rule)을 통한 진정한 변화로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사람’ 많아지는 기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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