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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Insight

2018.07.23

블록체인, 세상을 바꿀 램프의 요정

지난달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블록체인 시장 형성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규제는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블록체인은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AI)의 뒤를 이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신뢰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국 정부, 기업, 공공기관, 자선단체, 교육기관 등 각계 각층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대체 블록체인이 어떤 기술이기에 이토록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까.

사진출처=pixabay.com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블록(block)’으로 연결한 ‘사슬(chain)’을 말한다. 각 블록은 특정한 정보를 담고 있다. 새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슬에 연결돼 있는 기존 블록들을 만든 참여자 모두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렇게 새로이 생성된 블록은 기존 블록들과 함께 사슬에 연결된다. 새 블록의 연결로 변경된 사슬에 관한 정보는 모든 참여자가 공유하게 된다.

결국 블록체인 안에서는 참여자 모두가 사슬의 ‘일부’이자 ‘주인’이 된다. 단일한 중개자가 사슬 전체를 통제·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슬에 연결된 모두가 권한과 정보를 나눠 가지는 것. 때문에 블록의 정보를 몰래 조작하거나 해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슬에 얽혀 있는 참여자 모두를 속여야 하는데, 사슬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요약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두 가지다. ①일부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decentralize)’해 모두가 공유하게 해 ②한 개인이나 조직이 불순한 의도나 뜻밖의 실수로 정보의 사슬을 망가뜨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줄인다(lower uncertainty)’는 것.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이 경제 시스템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한다.

먼저 서비스 중개업체나 정보를 수집하고 배포하는 포털(portal)형 서비스 업체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은행이 대표적이다. 이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수수료를 대폭 낮춘 개인간(P2P) 송금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은행이라는 중개자가 없이도 안전하게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음원 유통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음원(音源)도 직접 배포할 수 있게 된 것. 영국의 음악가 이모겐 히프(Heap)는 음원 유통업체가 아니라 블록체인을 통해 자신의 노래를 판매한다. 음악 산업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유통업체가 중간에 떼가는 수수료 등으로 인해 음악가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해킹이나 위·변조에 취약한 분야들도 블록체인을 접목한 시스템 개발에 적극적이다. 사용자 정보가 주요 서비스원인 금융회사나 온라인 유통업체, 링크드인(Linked In) 같은 구인·구직 서비스 등도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현대카드는 이미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보안은 강화한 ‘통합 로그인 서비스’를 내놓았다. 현대카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M포인트몰, 마이메뉴 등 주요 앱 가운데 하나의 앱에만 로그인 하면 다른 서비스에도 로그인 상태가 반영되게 해 마치 하나의 유기적인 서비스인 것처럼 느끼게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미 2016년부터 블록체인을 사내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고, 마침내 대고객 서비스에도 적용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사업 영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통합 로그인 서비스

정부 차원에서도 블록체인은 유용하게 쓰인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투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선거의 투명성을 높였고, 온두라스 정부는 토지 정보 관리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생산·납품 절차 관리가 제품의 질(質)과 직결되는 농·축·수산물 업체나 선적부터 배송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물류·유통업체도 ‘거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상화폐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생성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사건 등으로 인해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해 손해를 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올해 초 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IT 기업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신설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가상화폐를 만들기도 하고, 보험업계에서는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한 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업에게 위기를 가져다 줄 수도, 기회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 마치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권한을 분산한다는 것, 개인의 정보나 데이터를 모두가 공유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업이 갖고 있는 주도권을 잃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돈 탭스콧 ‘블록체인 혁명’ 저자는 “블록체인은 기존 정치·사회 질서와 경제 인프라를 재구성하고, 세계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램프의 요정’”이라고 말했다. 자, 램프의 요정은 과연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까? 우리는 이 요정과 얼마나 흥미로운 일을 벌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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