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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HCS

2018.02.27

정태영 부회장의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학위수여식 축사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당신의 드라마에 축배를

"여러분의 인생은 자신을 발견하고 응원하는데 쓰여야 합니다. 스스로가 100m 단거리 선수인지 장거리 선수인지도 모른 채 트랙 주위를 맴돌아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을 이해하고 거기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십시오."

지난 2월 26일 ‘연세대 경영대학 학위수여식’이 열린 서울 신촌 연세대 대강당. 엄영호 연세대 경영대 학장의 소개를 받은 현대카드·캐피탈 정태영 부회장이 축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섰다. 정 부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을 담담히 전하고 물러나겠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졸업생들이 강하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냉정하게 충고하면서도, 스스로를 잘 살피고 이해해 자신만의 성공을 이루려 노력하라고 격려했다. 정 부회장은 연세대 측의 제안을 받아, 졸업식 축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기업인들이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하는 것을 영예로운 일로 여긴다. 2005년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스탠퍼드대 축사, 2011년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프린스턴대 축사, 2012년 에릭 슈미트 전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회장의 보스턴대 축사, 그리고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하버드대 축사 등은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대학들이 졸업식에 유명 경영인을 초청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영업보다 기획에 재능 있었던 나... 세상은 내 불완전함에 환호해

정 부회장은 이날 졸업식 축사에서 사회 초년생 시절 경험을 털어놨다.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첫 10년 내 실적은 늘 바닥이었고, 자신감도 없었다”는 그는 “수년간 적자를 냈던 멕시코에 있던 공장으로 자리를 옮기고는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장을 운영하는 모든 개념을 바꾸고, IT 기술을 결합해 효율을 높였더니 큰 흑자를 내기 시작한 것. 정 부회장은 “내가 영업보다 기획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부터 더 대담하게 내 스타일대로 일을 밀어붙였더니 성과는 더욱 좋아졌다”며 “자신을 잘 살펴보고 이해하는 일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은 나침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므로,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내세워 삶의 동력으로 삼으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사례로 들며 “빌 게이츠는 따분하고, 스티브 잡스는 불안정한 사람이었지만, 세상은 이들의 특이점과 불안정성을 필요로 했고 매력적으로 느꼈다”며 “약점을 포장하거나 가식으로 둘러싸지 말고 되려 인정하고 내세우면, 그게 남다른 차별점이 돼 사람들이 환호한다”고 강조했다. 아픈 충고도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성공의 방정식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명문대 졸업장의 의미가 오래가지 않는다”며 “학교에서 공부한 것들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의 남다른 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中 대학도 기업인 불러∙∙∙성공이 아닌 도전과 실패담으로 격려

중국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탄생하면서, CEO들이 대학 졸업식 축사를 맡는 일이 늘고 있다. 중국의 IT 기업 바이두의 리옌홍 회장은 지난 2008년 베이징대에서 졸업식 축사에서 “사람이 살면서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며 “한 가지에만 미쳐야 남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도 모교인 우한대에서 후배들에게 축사를 남겼다. 레이쥔은 자신의 창업 실패 스토리를 들려주며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지체 없이 목표를 세우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누구나 창업할 수는 있지만 강철같은 의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CEO들은 졸업식 축사에서 주로 실패나 좌절을 통해 깨달은 교훈과 성찰한 바를 나눈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축사에서 “나는 잘 알려진 실패자였고, 실리콘밸리로부터 도망가려 했었다”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는 상상 이상으로 강하고, 근육과 같이 ‘회복력’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의외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에릭 슈미트는 “삶은 반짝이는 모니터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고, SNS에 등록한 친구 숫자도 아니다”라며 “하루 한 시간은 모니터를 끄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웃의 눈을 바라 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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