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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HCS

2018.07.19

키 작은 섬에서 살아보다

현대카드 SPACE팀 유하은 대리의 가파도 하우스 체험기

현대카드는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가파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섬의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동시에 '관광지'와 '문화·예술 중심지'로 섬을 개발하는 장기 프로젝트였다. 6년여에 걸친 새 단장 끝에 지난 4월 문을 열었고, 그 현장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임직원들에게 베타 테스트 형태로 먼저 공개됐다. SPACE팀 유하은 대리가 1박 2일 동안 가파도 하우스에 머무르면서 느낀 소회들을 글로 적어봤다.  

 

멀리서 본 가파도의 모습. 마치 바다 위에 얇은 방석을 펴놓은 것만 같다

제주도에 딸린 섬은 몇 개나 될까? 우도, 비양도, 차귀도, 범섬, 문섬, 형제섬··· 좀 멀리는 관탈도, 추자도까지. 이 정도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90개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나 많은 섬 가운데 내 마음 속에 오래 기억되는 섬이 하나 있다. 위에서 보면 가오리를 닮았고 옆에서 보면 구름 하나 없이 나지막한 작은 섬, 바로 '가파도(加波島)'다

가파도와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신입사원 캠프를 통해 가파도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섬에는 산은커녕 언덕 하나 없었다. 마치 바다 위에 얇은 방석을 펴놓았다고나 할까. 휴양지로 잘 가꿔진 본섬 제주도에 비해 옛 풍경과 경치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투박해서 끌렸고 다듬어지지 않아 좋았다.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놓쳤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한 데 모아둔 것 같았다. ‘언젠가 꼭 다시 와야지’ 아무 기대 없이 들어왔다가 굳은 결심을 세우고 나왔다.

그리고 2018년 6월. 그 결심을 실천할 기회를 갖게 됐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파도 하우스’ 체험 이벤트를 열었기 때문이다. 가파도 하우스는 가파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섬 곳곳에 지어진 숙박시설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파도 하우스에서 숙박을 하고 무엇보다 다시 보고 싶은 가파도를 만날 수가 있다니, 이벤트 참여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2년 만에 다시 가파도와 마주할 수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가파도 내륙에 위치한 가파도 하우스 (신경섭 작가 제공)

사실 걱정스러웠다. 가파도 프로젝트가 수년에 걸쳐 진행됐기에 내가 기억하고 있는 2년 전 가파도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들 잘 알지 않는가. 사람 손길이 닿으면 망가지고 무너지는 것을.

하지만 놀랍게도 그 반대였다. 단순하면서도 정갈한 옛 모습은 그대로였다. 섬 곳곳에 지어진 ‘가파도 터미널’ ‘가파도 에어(AiR·Artist in Residence)’ 등은 대부분 수평선과 이어지듯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건물 색상 또한 현무암 색과 비슷한 회색 위주였다. 가파도 특유의 나지막한 지형, 기존 가옥과 어울리도록 하려는 섬세한 의도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가파도 하우스 역시 그랬다. 나는 상대적으로 내륙에 위치한 D동에 머물렀다. 작은 정원을 품고 있었는데 그것이 가파도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졌다. 담벼락 등의 외관은 가파도 기존 마을과 쏙 빼닮았다. 옆 동에 머무르는 다른 임직원을 마을 주민으로 착각해 ‘이웃’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오죽했을까. ‘가파도를 가파도답게’라는 프로젝트 슬로건이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나는 우리 회사 가파도 프로젝트가 단순 개발이나 정비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 참 고마웠다.

그때나 지금이나 많이 달라지지 않은 가파도. 올레길을 걷다 잠시 멈춰 서서 한 바퀴 ‘빙글’ 돌았다. 처음에는 탁 트인 해안이, 나중에는 푸른색 지붕을 씌워 놓은 마을이, 마지막으로는 초록빛 보리밭이 시야에 들어왔다.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선 서울이었다면 볼 수 없는 풍경일터다. 섬을 가득 채운 초록빛 보리가 바닷바람에 일제히 넘실댔고, 바람이 불 때 마다 파도와 같은 리듬으로 크게 물결쳤다. 때마침 따사로운 햇볕이 고스란히 피부에 닿았다. 2년 전 느꼈던 여러 감촉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사람들은 가파도를 두고 ‘가로 질러 30분, 해안 따라 2시간인 섬’이라 부른다. 그만큼 볼 것도 많지 않은 작은 섬이라는 뜻일 거다. 하지만 나는 두 차례나 방문했음에도 아직 부족한 느낌이다. 오히려 관광객을 위한 상업 시설이 많지 않아 지켜봐야 할 자연 환경과 생태가 많고,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 없어 공간 하나 하나를 경험하는 재미가 넘친다. 나는 이 작고 작은 섬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다. 2년 전 가파도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던 것처럼 나는 다시 한 번 약속을 한다.


‘또 보자, 가파도!’

- 현대카드 SPACE팀 유하은 대리

유하은 대리가 잠시 멈춰 서서 가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가파도 프로젝트 : 현대카드가 사회공헌활동(CSR)의 일환으로 가파도를 생태와 경제, 문화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섬으로 바꾸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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