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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앞에 선 청년들: 기술력과 M&A로 글로벌 시장 노려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X오픈서베이 리서치: ⑥ 요즈마그룹 이원재 아시아 총괄 인터뷰]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과 오픈서베이의 리서치에 따르면, 응답자의 46.1%가 창업을 고려하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첫 번째 요소가 ‘자본’이라고 답했다. 앞서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 관계자 3인과의 좌담회에서도 ‘투자’는 스타트업이 당면한 주요 어려움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하 VC)이 바라보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어떨까.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해, 스타트업과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의 글로벌 VC 요즈마그룹 이원재 아시아 총괄을 만나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에 필요한 요소들을 들어봤다.

Q 이스라엘을 비롯한 스타트업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A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 회수다. 배수구가 잘 뚫려 있어야 물이 잘 빠질 수 있듯이 투자금 회수가 제대로 될 때 민간 자금이 모여든다. 그런데 투자 회수의 약 90%가 인수합병(이하 M&A)을 통해 이뤄지는 이스라엘이나 미국 실리콘밸리에 비해, 대다수의 한국 스타트업은 ‘코스닥 상장’으로 투자를 회수하는 분위기다. 쉽지도 않고 긴 시간이 걸리는 상장의 부담 때문에 민간 투자가 늘어날 수가 없다.

Q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서 M&A를 통한 투자 회수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A 먼저 인수자가 피(被)인수자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또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M&A하기 보다 자체 연구·개발(이하 R&D)에 투자하는 경향이 큰 것도 원인일 수 있다. 이는 우수한 인재가 대기업에 많이 모여 있는 한국적 특성도 한몫 한다. 물론 R&D는 중요하다. 하지만 큰 기업은 구조적으로 R&D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R&D 센터들이 M&A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의 경우 글로벌 기업 R&D 센터가 스타트업 인수합병에 적극 참여하면서,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M&A에 능숙한 VC 역시 급격히 늘고 있다. 투자 환경이 확대되니 자연히 창업도 늘어난다.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은 것이다.

Q 투자 관점에서 한국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A 굉장히 간단하고도 쉬운 한 가지다. 바로 투자제안서(IR)를 잘 써야 한다. VC는 하루에도 수많은 투자제안서를 받는다. 당연히 투자자가 듣고, 읽고, 알고 싶게 매력적으로 써야 한다. 그런데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 장점은 부각시키지 못하고 스타트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한다. 투자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Q 요즈마그룹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장점은?

A 이유는 결국 기술이다. 기술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수한 연구 인력이 개발하는 뛰어난 기술이 강점이다. 특히 사업화 가능성이 큰 바이오·메디컬사이언스·사이버보안 등의 분야에서 굉장히 뛰어나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2017 블룸버그 혁신지수’를 보면 한국은 전체 혁신지수에서 1위에 올랐고, 특히 R&D 투자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생산성에서는 32위로 낙제 수준을 받았다. 기술이 기술로만 남아 있다는 의미로 보였다. VC인 요즈마그룹은 오히려 이 점을 기회로 봤다.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기업을 양성하면 무한히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Q VC는 ‘투자’ 뿐 아니라 ‘인큐베이팅’ 역할도 하고 있다.

A 사실 10개를 투자하면 8개는 실패한다. 요즈마그룹이 비용 부담에도 한국에 7개의 요즈마캠퍼스를 설립해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사업화 및 해외진출을 돕는 이유다. 단기적으로는 손해지만,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투자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중요한 건 ‘원론’보다 ‘실전’이다. 법인 설립, 펀딩, 투자제안서 작성, 디지털 마케팅 전략 등 스타트업 창업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을 지원한다. 3개월만 교육을 받아도 창업 초기의 어려움과 실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Q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

A 미국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가 모여드는 큰 시장이다. 한국은 인구 5000만 명의 작지 않은 시장이지만, 시각을 넓히면 크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시장이다. 우물 안에 머물기보다 밖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미국이나 유럽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 굳이 국내에서 유사 기술을 모방하고 광고에 큰 비용을 들여가며 경쟁할 필요가 없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으니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Q VC입장에서 정부와 대기업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A 펌프로 땅 속에 묻힌 물을 퍼 올리려면 압력을 가하는데 필요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필요하다. 수십·수백 톤의 물이 땅에 묻혀 있어도 한 바가지의 마중물 없이는 퍼낼 수가 없다. 정부는 이 역할을 해야 한다. “청년 창업가 여러분,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도울 테니 도전하십시오. 민간 투자자 여러분 정부를 믿고 함께 하세요”라는 의미다. 민간 영역까지 관여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인정하고 ‘제 값’에 사야 한다. 대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M&A를 통해 인적·지적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면 스타트업 시장이 각광 받을 수 있고, 뛰어난 좋은 인력은 제 발로 스타트업을 찾아간다. 일자리가 창출되는 동시에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로 분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Q 대기업이 스타트업 M&A와 더불어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A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한 이후 우스갯소리로 ‘엘리베이터 버튼만 눌렀는데, 좋은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정말이다. 이미 스튜디오 블랙이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는 이 곳의 스타트업은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혁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대기업이 연결고리가 되어 스타트업과 VC가 근거리에서 교류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 이곳에서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과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이 함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고, 인큐베이팅하고,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의미 있는 협업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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