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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꿀잠, 꿀잼, 꿀팁, 꿀피부, 꿀보이스는 넘쳐나지만 정작 꿀을 찾아볼 수 없는 요즘이다. ‘단짠단짠’ 월드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단맛을 향한 열광은 무서울 지경이지만, 단맛의 세계는 설탕이 잠식한지 오래다. 인류가 자연에서 얻은 최초의 감미료라 불리는 꿀은 원래의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다시금 자연이 그 해답을 선사하고 있다.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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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꿀잼, 꿀팁, 꿀피부, 꿀보이스는 넘쳐나지만 정작 꿀을 찾아볼 수 없는 요즘이다. ‘단짠단짠’ 월드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단맛을 향한 열광은 무서울 지경이지만, 단맛의 세계는 설탕이 잠식한지 오래다. 인류가 자연에서 얻은 최초의 감미료라 불리는 꿀은 원래의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다시금 자연이 그 해답을 선사하고 있다.

꿀, 자연의 방식에 순응하다

출처=unsplash.com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소재에 관해 쓰는 일본의 작가 마에다 교코는 저서 <하루 한 스푼 벌꿀의 기적>에서 “세간에서 벌꿀이 ‘설탕 대용’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취급 받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공 꿀이 대량 시판됨에 따라 천연 벌꿀의 장점이 무색해진 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된다”고 말한다. 작가의 말처럼 천연 벌꿀이 탄생하기 위해선 일벌이 꽃에서 꿀을 따 벌집으로 돌아가서 뱉고, 날갯짓으로 수분을 날리며 농축하고, 벌집 방의 뚜껑을 닫아 서서히 숙성하는 등의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루 빨리 제품을 생산하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속도를 기다릴 리 없다. 대신 그 시간을 거스르기 위해 정제, 가당, 가열과 같은 인위적인 과정을 더한다. 가공 꿀에서 진짜 꿀맛을 누릴 수는 없는 이유다.

역설적으로 가공 꿀맛에 지친 사람들은 자연의 시간과 과정을 존중한 가운데 탄생한 진짜 꿀맛을 찾아 날아들고 있다. 단맛 과잉의 시대, 더 이상 단맛 그 자체를 충족하기 위해 꿀이 필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마트 ‘마켓컬리’에선 적은 생산량을 감수하면서 전통 한봉 방식을 고수하는 ‘지리산한봉영농조합’의 꿀, 사람의 손이 덜 닿은 제주 생태숲 곶자왈에서 채밀하는 ‘제주벌꿀영농조합법인'의 꿀을 판매한다. 라이프스타일숍 ‘29센치’엔 30년 넘게 양봉업에 종사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은 20대 청년이 만든 ‘꿀.건.달’과 1977년 미국으로 이주해 40여 년간 양봉을 해온 한국인 가족이 만든 ‘허니스트’가 입점해 있는데, 각각 꿀벌의 입에서 나오는 효소로만 숙성한 순도 100%의 꿀과 벌에게 주는 먹이는 물론 양봉을 위한 기구 및 벌통 이음새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유기농 꿀을 내세운다. 자연의 방식을 거스르지 않았을 때에야 허락되는 진짜 꿀맛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꿀, 자연의 다양성을 담다

아버지 꿀물에 한 숟가락씩 떠 넣던 아카시아 꿀이 꿀의 전부인 줄 알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국내에서도 감귤꽃꿀, 때죽꿀, 밤꿀, 산벚나무꿀 등 자연의 이름을 딴 다양한 꿀들이 등장하고 있다. 꿀은 밀원 식물(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식물), 지역, 시기 등 꿀의 시작점인 자연의 모습에 따라 맛은 물론 색, 향, 농도, 질감까지 달라진다. 자연의 구석구석이 다양한 만큼, 자연을 담은 꿀맛 또한 그 어느 하나 같을 수 없다.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이하 쿠킹 라이브러리)가 오는 10월까지 선보이는 ‘Food Curation 02. 꿀’은 자연의 다양성을 고스란히 담은 꿀을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아카시아꿀부터 낯선 뉴질랜드의 마누카꿀, 러시아의 바시키리야꿀, 아마존의 밀림꿀까지 직접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존’을 운영하고, 앞서 언급한 ‘꿀.건.달’과 ‘허니스트’ 등 꿀을 진정성 있게 대하는 한국의 브랜드를 소개하며, 꿀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서적 또한 추천한다. 치폴레 허니 스테이크나 허니 머스터드 치킨처럼 꿀맛이 도드라지는 책 속 레시피를 직접 요리해 볼 수 있는 ‘셀프 쿠킹’ 프로그램은 물론, 허니 페어링 플래터, 독일식 허니 케이크, 허니 로얄 밀크티 등의 프로모션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꿀이 어디서, 언제, 어떻게 왔는지를 읽고, 맛보고, 요리하며 짚어 나가는 가운데, 꿀맛의 경계 또한 함께 확장된다.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에서 ‘Food Curation 02. 꿀’ 진행 기간 동안 판매하는 프로모션 메뉴 ‘허니 플래터’ & 꿀과 관련된 서적 추천 코너

꿀, 자연의 미래를 고민하다

꿀의 맛을 넘어 꿀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 또한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 꿀은 자연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그 존재 자체로 생태계 순환의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의 70%가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고 있는 만큼, 꿀벌이 감소하면 식물 생태계가 위협 받고 더 나아가 식량이 부족해져 전체 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도시양봉을 위해 다섯 통의 벌통이 설치되어 있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본사 1관 옥상

지난 1990년대 초반 런던, 파리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도시양봉은 기후 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꿀벌에 대한 두려움과 반성의 산물이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에 설치된 벌통이 2012년 다섯 통에서 2016년 기준 351통으로 늘어나 총 2166L의 꿀을 채밀하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양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벌 뿐만 아니라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도시양봉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반비즈서울’, 천연꿀과 밀랍을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아뻬서울’ 등 양봉을 통해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민간의 움직임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지난해 5월 본사 1관 옥상에 5통의 벌통을 설치한 후, 같은 해 7월 처음으로 꿀을 채밀해 임직원들에게 꿀차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뒤이어 8월엔 본사 2관 옥상에 5통, 쿠킹 라이브러리 4층에 2통을 추가로 설치했다. 특히 쿠킹 라이브러리에서는 오는 8월 26일 ‘Food Curation 02. 꿀’의 일환으로 고객과 함께 꿀벌을 직접 관찰하고 첫 꿀을 수확하는 채밀 체험을 포함한 ‘도시양봉 원데이 클래스’를 연다. 꿀을 단순히 단맛을 내는 식재료로서가 아니라, 자연을 구성하고 인간을 지탱하는 존재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벌 한 마리가 평생 모을 수 있는 꿀의 양은 한 숟가락 남짓이라고 한다. 어떤 생명의 평생을 담았을 때에야 겨우 허락되는 단맛이 꿀맛인 셈이니, 자연의 방식에 순응하고, 자연의 다양성을 담고, 자연의 미래까지 고민하는 수고 정도야 충분히 감내할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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