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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 등 최신 테크 트렌드를 망라하는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테크 라이브러리(Tech Library)’. 이번 편에선 금융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결합해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혁신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그린 핀테크(Green Fintech)’에 대해 윤준탁 테크 칼럼니스트와 함께 알아봅니다.
*본 글은 외부 필진의 기고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문제는 이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탄소 배출 감소와 자원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실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전반적인 탄소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 산업은 자본과 기술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그린 핀테크(Green Fintech)’입니다. 그린 핀테크는 금융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결합해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 감축 등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혁신적 모델을 제시합니다.
Green Fintech
그린 핀테그의 개념과 중요성
그린 핀테크란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통해 환경 보호, 탄소 저감,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일련의 접근 방식을 의미합니다. 기존 핀테크의 편의성과 혁신성에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결합해 금융 생태계가 환경 보전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특히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투자, 탄소 발자국 추적, 탄소 회계(Carbon Accounting), 탄소 상쇄(Carbon Offsetting) 등은 그린 핀테크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 및 기업의 금융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이에 대한 감축 및 상쇄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적 편의를 넘어 환경 의식 제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린 핀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금융 활동과 기술 혁신을 결합해 친환경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 기관과 기업은 환경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린 핀테크는 기술, 자본, 환경 의식을 융합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자리 잡을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ESG, 사진 Envato
그린 핀테크의 주요 분야 및 사례
그린 핀테크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탄소 회계는 기업이나 개인이 일상생활과 사업 활동에서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량을 정교하게 측정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핵심 분야입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도코노미(Doconomy)’는 소비자의 구매 내역을 바탕으로 탄소 발자국을 자동 계산하며, 탄소 배출량이 일정 한도를 초과할 경우 카드 거래를 차단해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합니다. 핀란드의 ‘엔퓨스(Enfuce)’는 금융 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을 추산하고 사용자에게 탄소 중립 실천 방안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디지털 결제나 은행 거래 내역을 시각화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은 실질적으로 탄소 저감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린 핀테크는 ESG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자하는 방식에서도 두각을 나타냅니다. 영국의 ‘클림8 인베스트(Clim8 Invest)’는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기술 등 지속 가능한 분야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사용자가 손쉽게 친환경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글로벌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Stripe)’는 결제 단계에서 탄소 관련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소비자가 별도의 절차 없이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이처럼 ESG 금융 상품과 투자 기회의 확대는 기업의 기후 대응과 사회적 책임 이행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관도 그린 핀테크 육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홍콩은 그린 핀테크를 미래 금융 혁신의 핵심 축으로 삼아 2024년부터 그린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보조금 제도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상장기업의 기후변화 공시를 의무화하고, 저탄소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 금융(Transition Finance)’ 정책도 추진 중입니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그린 핀테크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으며,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투명하게 추적함으로써 금융기관이 이를 기반으로 녹색 투자를 확대하고 친환경 산업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코노미의 탄소발자국 신용카드, 사진 Doconomy
핵심 기술과 그린 핀테크의 시너지 효과
그린 핀테크가 환경 보호와 금융 혁신을 동시에 이끌어갈 수 있는 배경에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기술은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은 기업과 개인이 발생시키는 방대한 양의 탄소 배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효율적인 감축 방안을 제시합니다. 또한, 인공지능에서 활용되는 빅데이터 기술은 금융 거래, 에너지 소비, 물류 등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환경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블록체인은 탄소 배출권 거래와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서 투명성을 보장하는 핵심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분산 원장 기술을 통해 거래 내역이 기록되며, 이를 임의로 수정하거나 조작할 수 없습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량 측정이나 배출권 거래 과정에서 부정 행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결합된 그린 핀테크 서비스는 금융의 편의성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성 실현에 본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데이터, 사진 Envato
그린 핀테크의 도전 과제
그린 핀테크는 혁신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 가능성을 모두 갖춘 분야이지만, 확산 과정에서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첫째, 국가별 금융 규제와 환경 정책이 상이하거나 모호하게 정의되어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그린 핀테크 사업을 일관되게 전개하기 어렵습니다. 환경 및 금융 규제가 국가나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성공한 모델이라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때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둘째, 초기 기술 도입 비용이 높은 반면, 녹색 금융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이익 구조가 아직 명확히 자리 잡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그린 핀테크의 성공에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명성이 필수적이지만, 탄소 배출량 측정이나 ESG 평가 결과가 실제와 불일치해 발생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셋째, 국가와 기관별로 상이한 ESG 평가 기준은 투자자와 기업이 객관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비교·분석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린 핀테크가 전 세계적으로 확장성을 가지려면, 글로벌 차원의 표준화된 지침 마련과 제도적 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금융 혁신의 열쇠
그린 핀테크는 단순히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과 혁신성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기후 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핀테크와는 질적으로 다른 가치를 지닙니다. 금융 활동이 환경적 책임을 함께 짊어지게 된 것은 기후 위기에 직면한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필연적 선택입니다.
앞으로 금융 서비스는 더욱 세분화되고 개인화되어, 각 개인이 자신의 소비와 투자 패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린 핀테크는 금융이 ‘이익 추구’라는 전통적 목적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가치 창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지향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결국, 그린 핀테크의 성장은 기술 발전, 기업의 혁신 의지, 소비자의 환경 의식, 그리고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라는 네 가지 축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해집니다. 그린 핀테크는 막대한 자본의 흐름을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열쇠로 작용하며,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금융, 그린 핀테크, 사진 FinTech Solutions
윤준탁 테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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