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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현대카드가 일본의 대표적인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기업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긍정적(Positive)을 획득하면서 놀라움을 안겼다.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이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 받은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JCR은 현대차의 신용도를 A+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또한 이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자회사는 모기업보다 한 등급 아래 신용등급을 부여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번에 현대카드가 현대자와 동일 수준의 신용등급을 획득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앞서 지난해 6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S&P(Standard & Poor’s)가 현대카드의 그룹 내 평가 지위(Group Status)를 4등급인 ‘MSI(Moderately Strategically Important, 다소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회사)’에서 3등급인 ‘SI(Strategically Important,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회사)’로 한 단계 상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 JCR 보고서에도 현대카드가 현대차·기아와의 국내외 사업 연계성 및 그룹 내 중요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JCR은 “현대카드는 현대차·기아와 강력한 사업 연계성을 지니고 있으며, 자동차 판매 금융 지원을 위해 전략적(strategically)일 뿐 아니라, 직무상(functionally)으로도 중요한 자회사”라고 평가하며 “현대카드는 현대차·기아의 고객을 기반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카드가 현대차그룹 내에서 탄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 받은 것이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외경 [사진 현대카드]
PLCC와 ICP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현대차그룹과 강력한 시너지 창출
현대카드가 현대차그룹 내에서 지위를 끌어올리는 데 있어 가장 선봉에 선 비즈니스는 역시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다. 현대카드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운영 중인 PLCC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누적 발급량 260만 장을 넘어섰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PLCC 는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뛰어넘어 현대카드의 독보적인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이 응축된 분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PLCC는 데이터 동맹 ‘도메인 갤럭시’를 통해 파트너사들간 높은 마케팅 효율과 고객 증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S&P는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대카드의 PLCC는 고객이 신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초기 계약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하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현대차·기아의 신차 판매 촉진을 위한 장기 전략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카드의 전체 회원 중 현대차·기아의 멤버십 서비스인 ‘블루멤버스’ ‘기아멤버스’ 회원이 약 30%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100만 명이 넘는 현대카드 회원의 약 30%가 현대차·기아의 차량을 이미 구입했거나 앞으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이라는 의미로, 현대카드가 현대차·기아의 차량 판매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PLCC 뿐만 아니라 ICP(In-Car Payment Service, 차량 내 결제 서비스) 또한 현대카드와 현대차그룹의 시너지를 더욱 강력하게 하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S&P 보고서와 지난 16일 공개된 피치(Fitch) 보고서 모두 ICP 사업은 현대차·기아와 현대카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개최된 ‘도메인 갤럭시 카운슬(Domain Galaxy Council)’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PLCC 파트너사 관계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카드]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강화…국제적인 신뢰 이끌어낸 원동력
지속적인 고금리, 물가 상승, 가계부채의 건전성 하락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현대카드가 수익성과 건전성 양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 또한 현대카드가 높은 수준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JCR은 보고서에서 “현대카드의 카드 사업은 강력한 시장 지위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PLCC를 출시하고 한국 카드사 최초로 올해 초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등의 비즈니스로 1179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가 업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수익성 또한 높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조정자기자본비율, 레버리지 배율, 유동성 비율 등이 가이던스를 훨씬 상회하는 한편 연체율과 부실채권(NPL) 비율은 낮게 관리되는 등 탄탄한 자산건전성과 높은 자본적정성, 충분한 유동성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해 4월 신용판매 취급액 12조4000억원(개인, 법인 합산)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른 이후 10월부터는 개인 신용판매까지 2위권 경쟁을 시작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78%(30일 이상, 금감원 공시 기준)로 업계 유일의 0%대 연체율을 기록하는 등 어려운 업황 가운데에서도 건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가 지난 2015년 이후 데이터 사이언스와 AI에 대규모 투자한 결과가 상품·마케팅·리스크 등 전 영역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점이 국제적인 신뢰를 이끌어내는 데 한 몫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AI와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이 기존 마케터가 추천할 때보다 6배 높은 효율을 내면서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이용액(월평균 119만원, 2023년 10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 및 콜렉션(채권 회수) 업무에도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이 적용되어 연체율을 꾸준히 0%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신용평가회사 JCR CI. [사진 JCR]
한국 카드사 중 유일하게 일본 신용등급 보유한 카드사…자금 조달을 넘어 일본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데이터 사이언스 협업 기대
현대카드가 일본의 신용평가사인 JCR의 신용등급을 획득한 것은 조달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해외에서 조달원의 폭을 확장하기 위한 조달 다변화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현대카드는 투자적격등급 중에서도 채무 이행에 대해 높은 확실성을 보유한 기업에게 부여되는 우수한 등급인 A+를 획득할 수 있었고, 한국 카드사 중 유일하게 일본 신용등급을 보유한 카드사가 되었다.
특히 이번에 JCR이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평가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대카드는 향후 다양한 통화를 활용해 조달 방안을 구상할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현대차그룹 내 탄탄한 지위와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성장이 이번에 현대차와 동일 수준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획득하며 증명되었다”며 “지난 2022년 자체 개발한 신용카드 IT시스템인 H-ALIS를 일본 시장에 수출한 경험이 있는 만큼, JCR 신용등급 획득을 통해 자금 조달을 넘어 일본 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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