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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도서관은 건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역사가 존 힐 버튼(John Hill Burton)은 자신의 책 ‘북 헌터(The Book Hunter)’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 한권이 기록의 단편이라면, 도서관엔 시간이 쌓임에 따라 그 기록들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모아둔 장소를 넘어, 앞 세대의 지식과 지혜를 켜켜이 쌓아둔 사회적 유산의 역할을 해왔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은 마을의 노인이 죽었을 때 ‘도서관에 불이 났다’고 표현했는데, 노인과 도서관 모두 시간이 남긴 기억 또는 기록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일 것이다.
기록을 쌓는 도서관현대카드는 지난 2013년부터 디자인∙트래블∙뮤직∙쿠킹 라이브러리를 차례로 여는 과정에서, 이렇듯 기록의 축적이라는 도서관의 본분을 잊지 않고자 애썼다. 도서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장서 선정에 있어, 각 라이브러리 특성에 맞는 전권 콜렉션(Complete Collection, 현대카드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주요 간행물을 엄선해 해당 시리즈 전권을 소장 중인 콜렉션)의 가치에 주목한 것. 그 결과 현재 4개 라이브러리에 총 10종, 8천4백권이 넘는 전권 콜렉션이 소장되어 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라이프(Life)’ ‘도무스(Domus)’ ‘플레이보이(Playboy)’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주요 간행물을 엄선해 해당 시리즈 전권을 소장중이다.
그 중에서도 1936년 창간 이후 그 자체로 포토저널리즘의 역사가 된 ‘라이프(Life)’, 건축과 디자인에 관한 담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 받는 ‘도무스(Domus)’, 통속적인 성인 잡지를 넘어 당대의 사회상을 도발적으로 그려낸 ‘플레이보이(Playboy)’ 등이 대표적이다. 무려 130여 년 전인 1888년 창간 이래 지구의 역사를 꾸준히 기록해 ‘지구의 일기장’이라 불려온 ‘내셔널지오그래픽(The National Geographic)’,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정치까지 아우르며 세계 최고의 대중음악 잡지로 자리매김해온 ‘롤링스톤(Rolling Stone)’ 또한 놓쳐선 안 될 콜렉션이다.
특히 지난 2000년 폐간된 이후 이제는 특집호 형태로 비정기적으로만 발간되는 ‘라이프’, ‘롤링스톤’의 미국 본사에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롤링스톤’ 등, 현대카드 라이브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전권 콜렉션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직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역사적 순간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전권 콜렉션에서 역사적 순간을 마주하다실제 전권 콜렉션 각각의 창간호부터 최신호까지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경험한 적 없는 과거의 현장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처럼 눈 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라이프’는 1945년 8월 발간된 종전 특집호에 ‘VJ Day in Times Square’라는 제목으로 해군과 간호사가 키스하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실었다. 흔히 ‘수병의 키스’라 불리는 이 사진은 대일 전승 기념일(VJ Day, Victory over Japan Day)에 사진가 알프레트 아이젠슈테트(Alfred Eisenstaedt)가 찍은 사진으로, 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마저 종전의 기쁨을 실감케 한다. 이 밖에도 1936년 당시 논쟁의 중심이었던 ‘뉴딜 정책’의 상징과도 같던 ‘포트펙(Fort Peck)’ 댐 사진을 실은 창간호부터 인류가 처음 달에 착륙한 장면으로 특집 커버를 장식한 1969년 8월호 등, 라이프는 단순히 사진을 실은 잡지가 아니라 현재의 순간 순간들을 이후 세대에 전달하는 메신저와 같았다.
(왼쪽) 당시 논쟁을 불러일으킨 ‘뉴딜 정책’을 상징하는 ‘포트펙’ 댐 사진을 표지로 선택한 ‘라이프’ 창간호
(오른쪽) 1969년 8월에 발간한 ‘라이프’ 스페셜 에디션은 인류가 처음 달에 착륙한 장면으로 커버를 장식했다.
한편 ‘플레이보이’의 1971년 10월호 표지엔 최초로 흑인 모델의 누드가 등장했다. 인종차별과 갈등이 여전히 극심했던 당시의 미국 사회를 고려하면, ‘플레이보이’가 사회에 던진 충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10월호에는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의 사진을 처음으로 실으면서 논란을 촉발하기도 했다.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며 한 때 누드사진을 싣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던 ‘플레이보이’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역설적으로 성혁명의 역사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기도 하는 이유다.
‘플레이보이’는 1971년 10월호 표지에 최초로 흑인 모델의 누드를 등장시켜 인종 차별과 갈등이 극심했던 당시 미국 사회에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빌보드(Billboard)’와 함께 미국의 음악 전문 잡지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롤링스톤’의 창간호(1967년 11월호) 표지는 영화 ‘How I Won the War’를 촬영 중인 ‘비틀즈(Beatles)’의 ‘존 레논(John Lennon)’ 사진이었다. 롤링스톤을 창간하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RRHOF, Rock and Roll Hall of Fame)을 설립하기도 한 ‘잔 웨너(Jann Wenner)’는 창간호에서 ‘’롤링스톤’은 음악에 관한 것이 아닌, 음악을 아우르는 모든 사물과 태도에 관한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반전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던 존 레논이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블랙 코미디 영화를 촬영할 때의 모습을 창간호 커버로 선택한 것만 보아도 ‘롤링스톤’이 나아가고자 한 방향을 알 수 있다. 이어 69년 4월호에선 1964년 UC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일어난 대규모 학생 운동인 자유언론운동(FSM, Free Speech Movement)을, 같은 해 9월엔 반전∙평화∙사랑을 외친 히피 문화의 응축된 현장이었던 ‘우드스톡 페스티벌(The Woodstock music and art fair 1969)’을 다루며 대중음악을 넘어 기성세대에 맞서는 청년 세대의 정신을 대변하는 매개체로 그 지평을 넓히기도 했다.
(왼쪽) 반전 운동의 중심에 서 있던 ‘존 레논’이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블랙 코미디 영화 ‘How I Won the War’를 촬영 중인 사진을 창간호 표지로 쓴 ‘롤링스톤’. 비단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등을 다루고자 했던 ‘롤링스톤’의 정체성을 짐작할 수 있다.
(오른쪽) 1969년 9월에 발간된 ‘롤링스톤’ 42호는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다뤘는데, 당시 절정을 이뤘던 히피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치 있는 기록이라 할지라도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들춰보지 않는다면, 그저 먼지 쌓인 과거의 유물이 될지도 모른다. 현대카드는 방문객들의 시간 여행을 안내하기 위해, 지난 3월 11일부터 ‘현대카드 DIVE’를 통해 전권 콜렉션에 관한 특집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3월 말에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홈페이지 내에 전권 콜렉션을 소개하는 탭 또한 마련할 예정이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관계자는 “비단 전권 콜렉션을 소장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실제 경험할 수 없었던 역사적 순간들을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생생하게 마주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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