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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모바일 앱으로 택시를 호출해 출근한다. 점심은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해 먹은 다음, 카페로 향하는 길에 이미 모바일 앱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결제까지 마친 덕분에 줄 설 필요 없이 테이크아웃한다. 퇴근하는 길에는 마트에 들러 생필품을 구입한 뒤 무인 결제 계산대에서 셀프로 계산을 마치고, 집 앞 편의점에 설치된 무인 택배함에선 어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옷과 화장품을 꺼낸다. 집에 도착하니 이틀 전 역시나 모바일 앱으로 수거 신청한 빨래가 뽀송한 상태로 현관 앞에 놓여 있다. 이제 배달앱을 켜고 저녁 메뉴를 고를 시간이다.
사람 접촉하지 않는 언택트 서비스 매출, 2년 사이 5배 수준으로 커져사람과 만나지 않아도 거뜬히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시대다. 택시 기사, 패스트푸드점 또는 카페 직원 등 ‘사람’과 마주한다 하더라도, 굳이 의사소통이 필요하지 않으니 사실 기계 혹은 로봇과 다를 바 없다. 이렇듯 사람과 접촉하지 않거나 접촉을 최소화해 서비스를 제공 받는 방식을 가리켜 <트렌드 리포트 2018>에서는 ‘언택트(Untact)’란 신조어를 제시했다. ‘콘택트(Contact)’를 지운다’는 의미다.
특히 모바일 등 디지털 디바이스를 다루는 데 익숙하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며, 무엇보다 불필요한 대인관계를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언택트의 특성이 맞아 떨어지면서, 수많은 기업들은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언택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언택트 소비는 정말 20~30대만의 전유물일까? 또, 언택트 소비의 증가는 실제로 대인관계에 대한 피로감의 결과물일까?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 현상을 읽는 기획 특집 ‘데이터로 세상을 읽다’ 2편의 주제로 ‘언택트’를 선택했다. 그리고 현대카드 Data Analytics팀과 함께 2017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가맹점 15곳의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언택트 소비 트렌드의 실체를 짚어 보고자 했다. 소비는 개인의 가장 강력한 의사 표현이자, 사회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번 분석을 통해 첫번째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매년 언택트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언택트 주요 가맹점 15곳의 매출은 2017년 1월 약 67억 원에서 2019년 5월 현재 359억으로 5배 수준이 됐다. 또한, 이번 분석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가 언택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언택트 주요 가맹점 15곳의 매출 중 20대와 30대의 결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8.4%, 50.7%로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2030이 전체 매출 중 80%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40대의 언택트 소비 증가율,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40대 소비자의 언택트 서비스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40대의 언택트 관련 결제 금액을 보면 2018년 1~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0%, 2019년 1~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31% 증가했다. 2년 사이 약 499%에 달하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이는 20대의 235% 및 30대의 304%를 크게 앞지른다. 2030 세대가 언택트 시장을 만들고 키웠다면, 40대는 이 시장에 빠르게 합류하면서 언택트 소비를 전 연령대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40대는 특히 편의점 및 배달 영역의 결제 금액 증가율이 20, 30대와 비교해 높게 나타났다.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40대 소비자가 무인 편의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2017년 동기 대비 5,320% 늘어나 20대(2,555%), 30대(1,879%)를 앞질렀다. 배달 영역 또한 502% 늘어나 20대(230%), 30대(298%)보다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20대는 교통과 음식·음료 영역에서 30, 40대의 증가세를 앞질렀다.
조사 대상의 68.7%, 언택트 서비스 이용하는 이유는 ‘편의성’언택트 서비스는 일부의 소비자만이 환호하는 유행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리서치사 ‘입소스(Ipsos)’에 의뢰해 20대부터 50대까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총 응답자의 90.9%가 언택트 서비스를 경험해 봤다고 대답했다. 특히 총 응답자의 77.6%는 2019년 이후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재미있는 점은 언택트 서비스를 경험해 보았다는 대답이 90.9%에 달하는 데 비해, 언택트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6.1%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100명 중 약 15명이 언택트 서비스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언택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미 언택트 서비스가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스며들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7.1%가 언택트 서비스를 경험한 후, 직원과의 대면을 통한 서비스 이용이 이전보다 감소했다고 응답해, 전통적인 콘택트 시장이 점차 언택트 시장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왜 언택트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을까? 흔히 언택트 서비스의 확대는 대인 관계에 대한 피로감의 반작용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7%가 언택트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로 ‘주문·결제·상품 및 서비스 수령 등에서 발생하는 대기 시간 감소’, ‘편리한 결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가능한 주문’ 등 ‘편의성’을 꼽았다. 기존에 알려져 왔던 ‘직원 및 판매원과의 접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약 10.7%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수치다.
언택트 서비스 업종별 만족도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1위 차지소비자의 일상을 둘러싼 다양한 언택트 서비스 가운데에는 배달 및 음식·음료 영역에 대한 경험도가 매우 높았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76.1%, 73%가 2019년 이후 각각 배달 및 음식·음료 영역에서 언택트 서비스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또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체 응답자의 71.8%가 금융 서비스에 만족했다고 답해 전 영역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실제 현대캐피탈이 지난 2017년 7월 선보인 현대캐피탈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시스템’ 이용 건수는 2017년 7월 4,706 건에서 2019년 5월 기준 30,737건으로 약 2년 사이 5.5배 성장했다. 특히 전체 자동차금융 신청 건 중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시스템’을 통한 신청 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8.1%에서 2018년 64.9% 그리고 2019년 현재는 74.8%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상담원과의 전화 통화, 지점 방문, 서류 제출 등 번거로울 수 있는 과정 대신, 모바일을 활용해 24시간 내내 자동차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결과다.
특히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시스템’을 도입한 지 7개월 만에 상담원을 통한 신청 건수를 앞질렀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흔히 가장 보수적이라고 인식되는 금융 소비자 또한 언택트 시장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원 및 판매원과의 접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이 5위를 차지했지만, 금융 서비스 영역에 한해서는 3위를 차지했다. 그 어느 상품보다 정확한 정보를 필수로 하는 금융 서비스 또한 직원과의 직접 대면을 필수 요소로 여기지 않는 소비자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단순히 ‘금융 소비자는 다른 영역의 소비자에 비해 직원과의 대면을 더욱 꺼린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지만 2019년 이후 사용하지 않았다고 대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었을 때 74.7%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직원·판매원과의 상세한 상담이 불가능하다’를 꼽았기 때문이다. 교통 영역에서는 모바일 앱, 키오스크 등 디바이스 이용 불편, 배달 및 마트·편의점·쇼핑 영역에서는 브랜드 및 매장의 다양성 부재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힌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금융 소비자의 경우 직원과의 접촉을 줄이면서도, 사람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상세한 상담을 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2017년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왓슨 기반의 챗봇 ‘버디’를 고객 서비스에 도입한 데 이어 2월에는 카드 신청부터 발급, 심사, 이용까지 전 과정이 실시간으로 상담원 없이 앱으로만 진행되는 ‘신용카드 실시간 발급 서비스’, 4월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대기 시간 없이 인공지능 상담원이 즉시 상담을 진행하는 ‘인공지능-자동응답시스템(AI-ARS)’를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핵심은 ‘무인(無人)’에 있지 않다”며,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이 제공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 이상으로 고객 개인의 니즈를 정교하게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ㆍ 분석 기간 : 2017년 1월 ~ 2019년 5월
ㆍ 분석 대상 : 언택트 서비스 관련 주요 가맹점 15곳 결제 데이터
구분 | 서비스 |
---|---|
교통 | 모두의 주차장, 아이파킹, 윌슨파킹, GS타임즈 |
배달 |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
편의점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스마트 GS25, 이마트24 무인편의점 |
음식·음료 |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얌샘김밥 |
생활 편의 | 런드리고, 위키박스, 짐카 |
ㆍ 조사 기간 : 2019년 6월 19일 ~ 6월 20일 (2일간)
ㆍ 조사 대상 : 20~59세 소비자 1,000명
구분 | 남 | 여 |
---|---|---|
20~29세 | 150명 | 150명 |
30~39세 | 150명 | 150명 |
40~49세 | 150명 | 150명 |
50~59세 | 50명 | 50명 |
ㆍ 조사 방법 : 모바일 서베이
ㆍ 조사 기관 : 입소스(Ip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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