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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출시된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은 새롭게 적용된 기술들로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던 것이 바로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In Car Payment System∙이하 ICPS)’다. 자동차 제조사가 독자적으로 간편 결제 플랫폼을 구축한 것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초였다. 현대카드도 다년간 쌓아온 결제 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시스템의 초기 기획 및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운전자가 실제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ICPS 시스템과 카드사, 가맹점들 사이에 벌어지는 복잡한 결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제네시스 GV80에 탑재된 ICPS의 실제 사용 모습
(출처=news.hmgjournal.com)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혼다(HONDA) 등 수많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협업도 비일비재하다. 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일까? ICPS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컴퓨터가 된 자동차,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주목 받다자동차는 ‘기계’로서 전통적인 제조업의 산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수많은 전장 부품(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기기)과 정보통신기술이 자동차에 탑재되기 시작하며 전자기기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했다. 전장 부품 기업인 프리스케일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전장 부품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2000년 22%에서 2015년 40%로 증가했고, 2030년에는 5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이 가능하고 수많은 센서와 디스플레이 장치까지 보유하게 된 자동차는 이제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주목 받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서 통신망을 이용해 다양한 공간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은 ICT 기업들과 자동차 제조사들은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며 스마트 디바이스로서의 자동차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MWC(Mobile World Congress)에 참석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애플(Apple)과 구글(Google)은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음성인식 등의 기능을 담은 '카플레이(CarPlay)'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출시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왼쪽) 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19에서 공개한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출처=news.hmgjournal.com). (오른쪽)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Waymo)(출처=waymo.com)
바퀴 달린 신용카드,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현재초연결성(Hyper-Connected)에 기반한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자동차의 역할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분야가 바로 결제(Payment)다. 실물카드 없이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것처럼, 자동차 자체가 하나의 결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미 몇몇 자동차 제조사들이 결제 플랫폼 도입을 시도한 바 있지만 외부의 결제 플랫폼을 차량 내 내비게이션 화면에 미러링(Mirroring)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ICPS는 자동차 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단, 결제 정보를 주고 받을 때 무선 통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 기아자동차의 ‘UVO’, 제네시스의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가 그것이다.
(왼쪽)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화면
(오른쪽) 제네시스 카페이 애플리케이션 실제 화면 (출처=news.hmgjournal.com)
최초 카드 등록 시엔 스마트폰과의 연동이 필요하다. 각 브랜드에 해당하는 카페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후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된다. 등록할 수 있는 신용카드의 수는 최대 5장이다. 결제 비밀번호는 결제 시의 보안 문제 발생에 대처하기 위한 장치다. 여기에 더해 비밀번호 입력 시 보안을 위해 키패드 난수화(숫자 순서를 무작위로 조정하는 것)와 다중 눌림 기능도 제공한다.
새로운 모빌리티 라이프를 여는 열쇠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이 되면 ICPS는 더욱 유용한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다. (출처=gettyimagesbank.com)
현재 ICPS는 제휴를 맺은 주차장과 주유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추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나, 전기차 충전소 등에서도 이용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차량 탑승한 채로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만 이용이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 추후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확보해 서비스 지역을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Untact) 서비스들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ICPS는 대안적 결제 방식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후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ICPS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운전을 대신할 다양한 활동이 필요해질 것이다. ICPS와 같은 결제 기능은 그 활동의 선택폭을 대폭 넓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상상해보자.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며 쇼핑을 즐기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결제해 시청한다.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앉은 자리에서 모두 가능하다. 소비는 인간의 욕구를 가장 즉각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행위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ICPS가 만났을 때, 우리가 즐기는 모빌리티 라이프의 질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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