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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바쁘다. 아침에 출근해 하루 종일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다 퇴근하면 녹초가 돼 귀가한다.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돼 퇴근 시간이 빨라졌다고 해서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 이외에도 지인들을 만나거나 운동을 하거나, 혹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결혼한 맞벌이 부부들은 말할 것도 없다.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상시적인 시간 부족에 시달린다. 아침·저녁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또 데려오기 위해 시간을 따로 내야 한다. 퇴근해 밥을 먹이고 씻기는 일까지 하고 나면 자정이 코앞이다. 주말이라고 달라진 것은 없다. 지친 당신을 기다리는 건 밀린 빨래와 설거지, 그리고 어서 일어나 놀아 달라는 아이들이다. 이런 당신에게 누군가 나타나 ‘대신 설거지와 빨래를 해주고, 아이와 놀아주겠다’고 한다. 다만 공짜는 아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당신의 선택은? 당신은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스스로 해결하겠는가.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현대카드 Data Analytics팀과 지난 2017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이른바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한 가사서비스 분야는 집으로 방문해 교육 혹은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육아, 주방·욕실 등 실내를 정리해주는 청소, 찌개·반찬 등 만들어진 음식을 주문·배송 받는 요리, 빨랫감을 수거해 세탁해 가져다주는 세탁 등 4가지로, 모바일(웹 혹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검색·선택하고, 주문·결제까지 가능한 20개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0월 5만6690건이었던 가사 관련 서비스 결제건수는 2019년 같은 기간 19만42건으로 3.4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결제금액 역시 2017년 19억7831만7730원에서 62억1038만1130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돈을 지불하고 외부 업체의 가사 서비스를 구매해, 집안일을 대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사서비스 시장은 7조5000억원(2017년 기준·통계청)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보다 큰 약 12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규모는 360조7300억원(2014년 기준) 수준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가사를 분담해 ‘공짜’로 해결하고 있지만, 만일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360조7300억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만약 이들의 상당수가 ‘더는 스스로 가사를 해결하지 않고 가사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한다면, 가사서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현대카드 결제데이터 분석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가사서비스를 이용자들의 특성을 들여다봤다. 더불어 이를 통해 가사서비스의 활성화의 이면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그 이유를 사회적 트렌드와 인식 두 가지 차원에서 분석해봤다.
요리와 육아 서비스 증가 두드러져···가사서비스 사용하는 50대 크게 늘어분야별로 보면 이용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요리와 육아다. 2017년 9972만5034원에 그쳤던 요리 분야 결제금액은 2019년 같은 기간 9억8091만3567원으로 884% 증가했다. 육아의 경우 결제금액은 전반적으로 적지만 결제건수 증가율은 2627%로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세대별로 보면 30대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결제금액 기준으로 보면 2019년의 경우 30대가 50.04%를 차지해 가사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 뒤를 40대(28%), 20대(9.89%), 50대(9.78%), 60대(2.29%)가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가사서비스를 이용하는 50대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대비 2019년 연령대별 증가율을 보면 50대가 결제건수(400%)과 결제금액(381%)모두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성별로 보면 결제금액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2017년 대비 2019년 증가율이 성별과 무관하게 남성(217%)과 여성(212%) 모두 200% 이상 늘어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가사서비스 결제금액과 결제건수가 최근 3년새에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많은 이들이 가사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성장 중인 작은 규모의 시장이지만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볼 때 향후 사용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편리미엄 제공하는 가사서비스그렇다면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가사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사서비스가 이처럼 대중화한 현상을 ‘트렌드 코리아 2020’은 ‘편리미엄’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편리미엄은 ‘편리성’과 ‘프리미엄’을 결합한 신조어로 편리한 것이 곧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시간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도와주는 전문적인 서비스야말로 편리하고 프리미엄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필요하다고 여긴다는 분석이다. 특히 맞벌이 직장인 부부나 육아와 가사로 인한 극심한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일상의 사소한 영역에서 자신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고 있어 이러한 니즈가 있는 소비자들이 기꺼이 가사서비스를 구매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리서치업체 ‘입소스(Ipsos)’와 가사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사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 '시간'을 꼽았다. 예컨대 응답자들은 육아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를 통해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양한 시간대와 가격대로 구성된 맞춤형 상품이 제공된다’ 순으로 사용하는 이유를 들었고, 요리·세탁 서비스 역시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 받을 수 있다’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청소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로도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고, ‘전문 인력의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응답도 많았다. 즉, 전문적인 가사서비스를 통해 집안일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이렇게 확보한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일에 쓰는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사는 곧 노동’ 대가 지불하는 것 당연···가사는 가족구성원 모두의 일이러한 가사서비스 이용량 증가의 배경에는 가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육아 및 가사는 노동이다’라는 데 대해 응답자의 72.9%(729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들 가운데 약 17%에 달하는 122명은 ‘과거(3년전)에는 가사가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가사 역시 노동이라 생각한다’고 응답해 최근 가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사를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사는 육체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69.2%)’ ‘시간이 많이 든다(58%)’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48%)‘ 순으로 응답했다. 또 ‘비용을 지불하고 가사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2%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에 그쳤다. 즉, 집안일 역시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로 분명한 노동이며, 이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육아 및 가사는 남녀 모두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다수인 82.9%가 ‘남녀 모두 해야하는 일’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어느정도 그렇다’가 14.9%, ‘동의하지 않는다’는 2.2%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인식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가정 양립 지표’에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이들이 59.1%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청소와 세탁 서비스의 경우 사용 경험이 있는 남성이 각 58%, 64.2%로 여성의 54.6%, 5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가사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설문을 고려하면, 집안일을 노동으로 인식하는가 그리고 이것이 가족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인가 등에 대한 인식이 가사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가사 노동에 대한 인식이 가사서비스 이용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결제건수와 결제금액의 변화를 통해 가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ㆍ 분석 기간 : 2017년 1월 ~ 2019년 10월
ㆍ 분석 대상 : 가사서비스 관련 주요 가맹점 20곳 결제 데이터
구분 | 서비스 |
---|---|
육아 | 놀담, 아누리, 자란다, 째깍악어 |
청소 | 당신의집사, 대리주부, 미소, 와홈, 엄마, 청소연구소, 홈마스터 |
요리 | 더반찬, 도시락몰, 라운드키친7, 몽촌반찬, 집반찬연구소 |
세탁 | 런드리고, 런드리폴, 리화이트. 세탁특공대 |
ㆍ 조사 기간 : 2019년 10월 15일 ~ 10월 18일 (4일간)
ㆍ 조사 대상 : 20세 이상의 소비자 1000명
구분 | 남 | 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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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세 | 100명 | 100명 |
30~39세 | 125명 | 125명 |
40~49세 | 125명 | 125명 |
50~59세 | 100명 | 100명 |
60세 이상 | 50명 | 50명 |
ㆍ 조사 방법 : 모바일 서베이
ㆍ 조사 기관 : 입소스(Ip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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