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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독특하고 위트 있는 상상력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미카 로텐버그(Mika Rottenberg)’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Mika Rottenberg: NoNoseKnows’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오는 23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 이태원에 있는 전시·문화 공간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미카 로텐버그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아르헨티나 태생으로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상품 생산 과정과 신체·노동 간의 관계 등을 영상과 키네틱 아트(kinetic art·움직이는 예술)로 표현해 주목을 받아 왔다.
이번 ‘Mika Rottenberg: NoNoseKnows’에서는 그가 지난 20여년간 작업해 온 대표 영상들과 영상 속 일부를 옮겨온 듯한 설치, 손가락과 입술 등 신체의 일부를 표현한 조각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명에 담긴 비디오 작품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했던 ‘NoNoseKnows’(2015)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두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인간의 신체를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담아낸 키네틱 조각과 설치 작업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재채기라는 행위가 노동의 과정이 되는 기이한 형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Sneeze’(2012)와 ‘NoNoseKnows’(2015), 긴 손톱이 벽면에 돌출된 상태로 의미없이 회전하는 ‘Finger’(2019) 등이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시공간을 비틀어 물질과 현실을 비선형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영상 작품 두 점을 상영한다. 먼저 인간의 이주 문제와 대규모 상품 유통 과정을 역설적으로 묘사하는 ‘Cosmic Generator’(2017)와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CERN)의 실험실과 감자 농장, 몽골의 전통 가창 예술인 후미 창법으로 노래하는 가수 등 일관성 없는 장면이 이어지는 ‘Spaghetti Blockchain’(2019) 등이다. 두 작품 모두 다양한 국가에서 촬영된 장면들을 연결해 만든 작품으로 전 세계를 관통·교차하는 생산과 소비 시스템의 혼재된 상태를 작품으로 담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미카 로텐버그는 끊임없이 진동하며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노동, 신체, 환경 등과 같은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를 탐구해 왔다”며 “기괴한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시선이 더해진 초현실적인 작품들을 통해 미카 로텐버그의 작품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현대카드 DIVE 앱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작품]
1. NoNoseKnows(2015)
영상 속 세트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지나야 마주할 수 있는 'NoNoseKnows'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쉬운 단어들로 조합되었지만, 그 의미를 쉽게 유추할 수 없는 작품의 제목처럼 여성, 노동, 신체, 경제 시스템 등 익숙한 사회적 구조를 엮어 부조리한 현실의 모습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했다.
2. Untitled Ceiling Projection(2018)
두 층의 전시장을 연결하는 계단부 천장에 설치된 'Untitled Ceiling Projection'은 투명한 테이블 위에 놓인 알록달록한 전구가 깨지며 그 파편과 색채가 뒤섞이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장면들은 유리 천장을 깨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키는데, 이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기 위한 모습을 암시하는 듯하다.
3. Cosmic Generator(2017)
'Cosmic Generator'는 지하 터널을 통해 비밀스럽게 상품을 교환하는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후기 자본주의 시대의 제품 생산 및 유통 과정을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영상에는 멕시코의 멕시칼리, 미국의 칼렉시코, 중국 이우의 플라스틱 시장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영상 속 주인공들은 이 국경 사이를 터널, 접시, 아이스크림 통 등을 매개로 오간다.
4. Spaghetti Blockchain(2019)
‘Spaghetti Blockchain’을 구성하는 감자 농장의 기계적인 수확 장면과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CERN)의 실험실, 몽골의 전통 가창 예술인 후미 창법으로 노래하는 가수 등이 등장하는 장면은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를 연결한다. 작가는 후미 창법의 독특한 음파 이동 방식을 사용해 먼 거리에서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CERN의 강입자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와 블록체인과의 유사점을 발견했다.
[참고] 미카 로텐버그(Mika Rottenberg) 작가 소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미카 로텐버그는 영상을 주 매체로 설치 및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신유물론 및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물질적 관계에 대한 관심에 기반해 재료와 과정, 노동의 가치, 자연과 사람 간의 관계, 신체와 기계, 자본주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의 불합리함 같은 동시대 삶의 조건을 탐색한다. 작가만의 유머러스한 시선과 기괴한 상상력은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를 흩뜨려 초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하도록 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을 가시화한다.
미카 로텐버그는 바젤 팅겔리 뮤지엄(Musée Tinguely, 2024), 샌프란시스코 유대인 현대 미술관(Contemporary Jewish Museum, 2023), 훔레벡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2021), 캐나다 토론토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Toronto Canada, 2020), 시카고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2019), 뉴욕 뉴 뮤지엄(New Museum, 2019),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2017)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2018, 2015, 2011),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2017)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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