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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지난 20일 오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화상회의 앱 줌(Zoom)에 접속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Auto시장의 전망’ 이라는 전문가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강연자로는 자동차 시장 애널리스트로 널리 알려진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본부장이 나섰다. 화면 아래 채팅창이 활성화 되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입장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Q&A 시간 외에는 손을 들고 질문하기가 망설여지던 오프라인 강연과는 달리, 참석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했다.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서 보는 것처럼, 채팅 창에는 참석자들의 질문이 계속해서 올라왔고, 고태봉 본부장은 강연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질문을 받으며 참석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이에 대해 캡티브 금융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번 강연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사내 교육 프로그램인 오픈 클래스(Open Class)의 일환으로 열렸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내 교육과는 결이 다르다. 도대체 왜 들어야 하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막연하고 지루한 소재 대신, 시의성 있고 트렌디한 주제를 고른다. 비록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직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면 그 뿐이다. 참석은 자유. 의무가 아니므로 관심있는 사람들만 들으면 된다.
윤광준 사진작가가 작년 11월 ‘사진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 이라는 주제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사옥에서 강연을 열고 있다. (왼쪽)
코로나 사태 이후 오픈 클래스는 언택트(Untact) 강연으로 대체되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직원이 화상회의 앱 줌(Zoom)을 통해 오픈 클래스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오른쪽)
그동안 사내 교육은 ‘시간 때우기’라는 인식이 강했다. 업무로 정신이 없지만 위에서 참석하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머리 수를 채워주는 행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강연 시작 부분에만 잠깐 앉았다가 자리를 비우거나, 교육 시간 내내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주시하는 일이 예사였다. 쓸모 있는 지식은 밖에서 돈을 지급하고 사설 교육기관에서 배우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변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탑다운(Top-down)식 강연이 아닌, 직원들이 각자 선호에 맞게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른바 ‘수요자 중심의 사내 교육(Corporate Learning On Demand)’의 도입이다.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등 테크기업들이 사내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이미 오래전부터 직원들의 선호를 반영한 사내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해왔다.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총 114번 열린 오픈 클래스는 코로나, 핀테크와 같은 시의성 있는 주제부터 뇌과학, 레고, 소셜미디어 등 가벼운 소재까지 다방면을 다뤘다. 강연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위트 있는 단편 시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하상욱 시인,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하지현 박사, 전직 프로레슬러이자 격투기 해설가인 김남훈 선수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직원들의 선호에 맞춘 트렌디한 주제로 사내 교육을 제공한다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철학은 11개의 해외법인들에도 함께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캐피탈 미국(Hyundai Capital America·HCA)과 현대캐피탈 영국(Hyundai Capital UK·HCUK)에서는 ‘런치 앤 런(Lunch & Learn)’이라는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테크 및 금융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 강연으로 대체되기 이전, 작년 HCA에서 디지털 신기술을 주제로 열린 사내 강연 프로그램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인재개발팀 관계자는 “오픈 클래스의 가장 큰 특징은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강연을 취사선택하여 들을 수 있다는 것” 이라며 “강연은 언제나 근무시간 중에 열어, 직원들이 일부러 강연을 듣기 위해 비 업무 시간에 시간을 내야하는 부담을 줄였다” 고 말했다.
영감을 주고 성장을 돕는 것이 복지그렇다면 굳이 사내 강연 커리큘럼에 젊은 시인과 뇌 과학 전문가를 초청하고, 업무시간에 이들의 강연을 듣도록 장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임직원 복지에 대해서 갖고 있는 독특한 철학에서 비롯한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사람들은 회사가 다양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최고의 사내 복지란 직원들에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접근은 회사에도 장기적인 이익이 된다. 구성원 개개인이 지닌 경험과 지식의 폭이 넓어질수록 회사의 잠재력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업무 이외에 다양한 방면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일찍부터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경험과 지식을 확대할 수 있는 사내 공간을 구축했다.
대표적인 예가 사옥에 배치된 다양한 예술작품이다. 수많은 사물에 영감을 받고 창조에 몰두했던 르네상스 예술가처럼, 관성에 휩싸일 수 있는 업무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키우는 것이다. 1관 로비의 예페 하인(Jeppe Hein)의 ‘디스 이즈 어 매직 모먼트(This is a Magic Moment),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사라, 워킹, 브라 앤드 팬츠(Sara, Walking, Bra and Pants)’ 부터 직원들로 붐비는 탁구대 뒤에 위치한 이안 윌러스(Ian Wallace)의 무제(Untitled, At the Crosswalk Ⅱ) 그리고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덤플링 카(Dumpling Car)까지 영감의 소재는 가득하다.
벽에 코딩 언어가 적혀있는 사내 식당 the Box (왼쪽)과 작년 5월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옥상에 설치되었던 벌통 (오른쪽)
실제 업무 공간도 직원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영감을 받고 창조성을 극대화 하도록 구성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옥 곳곳에는 코딩 언어인 ‘파이선(Python)’으로 위트 있게 구성된 안내 문구들이 있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 개발자가 아니면 쉽게 접하기 힘든 코딩 언어를 직원들이 익숙하게 접하도록 한 조치다. 전 사옥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과 오후 3시가 되면 흘러나오는 트렌디한 가요들도 건조할 수 있는 업무 공간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지난 5월 한창 비의 ‘깡’ 노래가 유행일 때, 다양한 버전의 깡 노래가 울려 퍼졌다.
종종 사내 공간을 기발한 이벤트 장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본사1관 옥상에 벌통을 설치해 임직원들에게 꿀차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양봉을 통해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사회 움직임에 발맞춰 연 행사였다. 쿠킹 라이브러리에서는 심지어 ‘도시 양봉 원데이 클래스’를 열었다. 꿀벌을 직접관찰하고 첫 꿀을 수확하는 채밀 체험을 제공해, 꿀을 단순히 식재료가 아닌 인간을 지탱하는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도록 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진정한 복지는 직원들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직원들이 도서관에서 지식을 얻고, 체육관에서 신체를 단련하고, 갤러리에서 영감을 얻는 것처럼 비슷한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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