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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꾸는 이들은 많다. ‘남 밑에서 일하는 삶은 싫다.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대는 직장인들은 더 많다. 사회로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취업의 문이 좁아질 대로 좁아진 요즘, 작은 가게라도 차려 먹고 살길을 마련해야겠다는 고민을 하는 20대들도 많다. 여기서 드는 의문. 당신은 어떤 창업 아이템을 생각하는가? 설마 남들 다하는 치킨집? 그렇다 보니 전공과 직장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의 커리어가 결국 치킨집이나 아사(餓死)로 끝난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치킨집 수렴의 법칙 (출처=jtbc 뉴스룸 캡처)
실제 서울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14년 개업한 가게를 기준으로 3년 이내 업종별 폐업률을 조사한 결과 치킨집이 38%로 자영업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신규 개점한 치킨집이 3,358개인 반면, 폐점한 치킨집 또한 3,207개에 달했다. 상점 10개가 문을 열면 8.8개는 망한다는 요즘 같은 시대(2017년 국세청 국세통계)에 이렇게 뻔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은 감히 도박이라는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걱정해야 할 문제는 이 밖에도 다양하다. 세무나 고용 등과 관련한 법제도를 숙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당장 내 가게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고객을 끌어 모을 지에 대한 노하우도 알아야 한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창업 관련 세미나와 프랜차이즈 설명회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이를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길이 묘연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두 명의 사우가 ‘나만의 길’을 찾겠다고 창업의 전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들고 나선 무기는 치킨집이 아닌 사진관과 공방(工房)이다. 이들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운영 중인 창업지원 프로그램 ‘CEO PLAN’의 도움을 받아 수개월간 체계적인 준비 끝에 나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CEO PLAN은 잊고 있었던 나만의 길을 찾겠다는 직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이들을 도왔다. 과연 이들이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CEO PLAN은 어떻게 이들을 도왔을까?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문화 교류 공간 ‘후암동 사진관(Huam Salon)’ 천호정 대표‘후암동 사진관’ 천호정 대표
오래된 추억들이 떠다닐 것만 같은 거리 위, 젊은이의 순수함이 묻혀 색다른 감성을 선사하는 공간, 후암동. 최근 멋을 안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이 호젓한 거리에 지난 9월 작은 사진관이 하나 문을 열었다. 바로 ‘후암동 사진관’. 후암동 사진관의 쇼윈도는 단순하지만 정갈하게 촬영된 흑백 사진들로 가득하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후 소셜미디어를 떠돌아다니며 휘발되는 요새 사진들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진들이다.
후암동 사진관을 만든 이는 사진작가 천호정씨다.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졸업 후 전문사진가로 활동해온 천 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현대카드에서 사진 촬영을 담당하며 현대카드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써왔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를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는 물론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등과 같은 현대카드의 공간, ‘1913 송정역시장’ ‘제주 가파도’ 등 현대카드의 사회공헌사업 현장 등의 아름다운 사진들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Coldplay’의 공연 실황 사진. 천호정 대표의 작품이다.
천 대표는 “현대카드에서 일하는 기간도 행복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만의 사진 작업에 몰입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며 후암동 사진관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회사 생활을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작업에만 집중하고 싶었다는 천 대표. CEO PLAN을 통해 후암동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 여름 내내 가게를 꾸미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창업지원팀도 폭염 속에 후암동 사진관의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입지 선정부터 인테리어, 차별화된 상품구성과 프라이싱, 패키지 작업까지 후암동 사진관의 탄생을 위해 천 대표를 도왔다. 평소 익숙하지 않았던 SNS마케팅을 위한 원 포인트 레슨을 천 대표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후암동 사진관의 여러 가지 소식은 인스타그램(@huam_sal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가 꿈꾸는 공간은 바로 아날로그(Analog) 사진관에 사교 클럽(Club)의 성격을 더한 이른바 ‘살롱(salon)’을 여는 것. 그는 “사진이란 사물을 카메라로 찍어내는 행위를 넘어 한 개인의 감성과 감각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과 함께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소모임을 개설해 단순한 사진관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감성이 넘치는 사교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내동아리에서 시작해 공방의 대표로, 위크래프트(WE·CRAFT) 차효라 대표위크래프트는 개인공방을 창업하고 싶은데
아직은 준비가 필요한 창업자들을 위한 쉐어오피스다.
차효라 대표는 CEO PLAN을 통해 올 6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수공예 작업 전문 공유오피스(Share Office) ‘위크래프트’를 열었다. 2016년 초, 현대카드 사내동아리 The Craft에서 처음 가죽공예를 시작했다는 차 대표. 공예에 빠져 외국 서적을 보며 공부를 이어가던 중 번역한 외국 서적이 업계에서 호평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공예 업계에서 프로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 CEO PLAN을 통해 새로운 삶에 도전장을 내민 차 대표의 초기 계획은 일반적인 공방을 차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공유오피스의 콘셉트를 차용한 것은 CEO PLAN을 통해 창업을 경험한 여러 멘토(Mentor)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조언들 덕분이었다.
쉐어형 공방 ‘위크래프트’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차 대표가 운영 중인 블로그(blog.naver.com/hyobaru)에서 만날 수 있다.
작업자에게 독립적인 작업 공간을 임대해 줌으로써 창작 활동에 도움을 주고 서로 간의 정보를 공유하며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차 대표는 “CEO PLAN의 교육과 여러 멘토들의 도움 속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사업의 영역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자영업자로서의 마음가짐이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부동산 계약, 이용약관 제정 및 법률 자문, 로고 개발 등 세세한 창업 준비 과정을 챙겨준 창원지원팀의 배려와 조언은 그녀에게 큰 힘이 됐다. 오픈 후 3달이 지난 지금도 창업지원팀과 차 대표는 끊임없이 위크래프트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CEO PLAN은 회사를 나선 직원들이 낯선 환경에 어려워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창업을 하도록 돕기 위해 지난 2015년 도입됐다. 먼저 CEO PLAN 신청자 개인의 성향, 재무상태, 가족들의 상황을 고려해 적합한 커리어의 유형을 진단해준다. CEO가 되고 싶은 신청자의 의견을 수렴하되, 창업 업종 등을 추천해 사업 아이템을 협의해 나간다. CEO PLAN 지원자와 창업에 관심이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창업 관련 콘텐츠와 강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장소인 CEO 라운지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