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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Night: Energy Flash'의 필수 감상 작품 5선


“클럽은 단지 쾌락적인 천국이 아닌, 커뮤니티 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공간이다.” - AVAF(Assume Vivid Astro Focus)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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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은 단지 쾌락적인 천국이 아닌, 커뮤니티 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공간이다.” - AVAF(Assume Vivid Astro Focus)
“댄스 플로어는 다른 사람들 신체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기도 하고 찾기도 하는 공간이다.” - Wolfgang Tillmans

‘클럽’. 작년 말, 한 사건과 함께 갑자기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단어다. 사건과 논란이 확대되면서 클럽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응축된 공간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빠르게 퍼져나갔고, 클럽이라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없는 금기어가 되어 가고 있다.

이 같은 엄혹한(?) 상황 속에서 전시 하나가 눈길을 끈다. 전시 제목은 〈Good Night: Energy Flash〉.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전시공간인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는 언더그라운드 클럽 문화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국내외 17개 아티스트 팀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클럽’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울 만도 하지만, 현대카드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언더그라운드 클럽 본연의 모습은 그게 아니라고. 그 곳은 젊은이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에너지를 표출하는 공간이자, 서브컬처(Sub-Culture)의 메카 역할을 하는 전위적 공간이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힙합과 EDM 같은 장르들도 그 시작은 모두 언더그라운드 클럽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의 문화에서는 젠더나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우리 사회의 민감한 이슈들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도 찾아볼 수 있다.

〈Good Night: Energy Flash〉 전시는 이 같은 언더그라운드 클럽 문화를 다양한 시각과 방법으로 조명한다.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부터 세계 최정상급 DJ와 클럽 앞을 지키는 바운서(가드) 출신 포토그래퍼까지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 특히 그 중에서도 놓쳐선 안 될 다섯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AVAF(Assume Vivid Astro Focus) 현대카드 Storage

Homocrap #1,
2005
Multi-media installation
Variable Dimension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어슘 비비드 아스트로 포커스(Assume Vivid Astro Focus)>는 2001년 ‘앨리 서드브랙(Eli Sudbrack)’에 의해 만들어진 아티스트 플랫폼이다. 앨리 서드브랙은 파리를 근거로 활동하는 ‘크리스토프 하메이드(Christophe Hamaide)’와 함께 듀오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드로잉과 페인팅, 네온조각,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젠더와 정치, 문화적 코드를 자유롭게 혼용하는 카니발적 설치 작업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중문화와 사회 이슈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스토리지 지하 3층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Homocrap #1〉은 압도적인 시각적 임팩트를 선사한다. 이 작품은 화려한 네온 조명이 가득한 공간에 멀티 젠더(multi-gender) 조각과 베를린의 파노라마 바를 연상시키는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다. 벽지와 포스터 등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 요소들은 1970년대 벌어졌던 성소수자들에 대한 억압과 그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벌였던 인권 운동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특히 작품 입구에는 자유롭게 춤과 음악을 즐기며 온전한 자신이 될 때 느끼는 자유와 절정의 상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가면을 비치하고 있다.

2005년 MoCA(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LA(Los Angeles)에서 선보인 뒤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된 이 작품은 자유로움의 표출과 정치적 참여, 직면한 황홀경에 대한 거대한 찬가라 할 수 있다.

Wolfgang Tillmans
현대카드 Storage

The Spectrum / Dagger
2014
Inkjet print on paper, clips
206 x 138 cm
Edition of 1, 1 AP
Certificate of Authenticity

비영국인 최초로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상인 ‘터너상(Turner Prize)’을 수상한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는 인물과 풍경, 정물화 등 다양한 맥락에서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이번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선보이는 틸만스의 〈The Spectrum/Dagger〉는 인테리어를 강조한 냉정한 건축적 구조물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등을 돌린 사람들과 서로 바라보며 웃고 있는 이들의 찰나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The Spectrum’은 종일 운영되는 불법 퀴어클럽의 이름이었다고. 2010년부터 5년간 영업한 이후 강제 퇴거 당하기 전까지 이 클럽 파티에 참가한 이들은 사진 속 장소를 조롱이나 적대감에 대한 두려움 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겼다.

일시적 순간을 매우 밀도 있게 표현한 이번 전시 작품은 갈색조의 노란 톤 속 얼굴과 신체 그리고 각종 형태들을 조합해 친밀감과 내밀함을 표현하면서도 언제 깨질 지 모르는 불완전한 순간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이 정치적인 사진이라고 설명한다. 아직까지 성소수자들은 사회의 비주류이고, 이들의 공간 역시 각종 규제와 젠트리피케이션 등 사회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Mark Leckey 현대카드 Storage

Fiorucci Made Me Hardcore
1999
DVD
TRT: 15 minutes
Edition of 20
(ML 002)

‘마크 레키(Mark Leckey)’는 2008년 터너상 수상자로, 영화나 조각, 설치작품을 통해 연금술사 역할을 자처하며 사물과 이미지를 새로운 매체를 통해 변화시키고 새롭게 해석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간과된 영국의 청년문화나 댄스문화 같은 하위 문화를 탐구하며 집단과 개인의 역사를 다채롭게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Fiorucci Made Me Hardcore’는 마크 레키의 작업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으로, 1970년대부터 90년대 영국의 댄스클럽에서 촬영한 영상들을 이어 붙이고 당시의 밤 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여러 사운드를 합쳐 제작됐다.

마크 레키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클럽 내 왁자지껄한 사람들 사이의 강렬한 에너지와 사회경제적 열망들을 드러낸다. 작품 타이틀에 등장하는 Fiorucci는 작가가 젊은 시절을 보낸 7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다.

역사상 영국의 밤 문화를 가장 훌륭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 이 작품은 클러빙의 날카로움과 기묘함을 잘 포착하고 있다. 작가는 레이브 트랙과 관객들의 소음, 작가의 목소리, 종소리, 트랜스 같은 음악,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및 사이렌 소리를 배경으로 타임 코드, 슬로우 모션 등 다큐멘터리 형식과 뮤직 비디오 편집 방식을 기술적으로 혼합한다. 마크 레키는 의도적으로 낯선 공간을 클럽으로 연출하고 이 곳에 모인 수백 명의 사람들을 통해 80년대 영국 특유의 서브컬처를 기념하고 회상한다.

Peggy Gou 현대카드 Storage

PDPG(Personal DJ Peggy Gou)
2019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

프로듀서이자 DJ인 ‘페기 구’는 런던예술대학교(London College of Fashion)를 졸업한 후 ‘에사 윌리엄스(Esa Williams)에게 에이블톤(Ableton)을 배우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페기 구는 바이닐 디제잉을 통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선호하며 유럽을 주 무대로 이국적인 한국어 보컬과 DJ 실력으로 주목 받았다. 그녀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성지 중 하나인 ‘베르그하인(Berghain)’에서 한국인 최초로 공연을 하고 〈BBC Radio 1’s Residency〉에 초대되는 것은 물론 <2018 AIM Awards>에서 ‘Independent Track of the Year’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페기 구의 첫 현대미술 작품인 〈PDPG〉는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항상 무대 위 공연을 통해 다수의 관객과 소통하는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관람객과의 1대1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소통을 시도한다. 동시대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 방식이라는 맥락에서 이번 작업은 관객과 지극히 사적인 소통에 의미를 둔다. ‘간이 화장실’이라는 설치 컨셉도 지극히 사적이고 제한된 공간성을 상징한다.

Lotte Andersen 현대카드 Storage

Dance Therapy
2017
5 Channel Video and Audio
Variable Dimension

‘로테 앤더슨(Lotte Anderson)’은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한 작업을 선보이며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춤추는 행위에 관심을 두고 몸의 정치학과 트라우마, 희열, 해방감 등을 연구하는 작업을 펼쳐왔다. 작가는 ‘음악에 대한 기억이 시각적 기억보다 오래 머무른다’는 기조 아래 사운드와 비디오를 물질적 오브제로 간주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Dance Therapy〉는 2017년 큐레이터 ‘카이로 클라크(Cairo Clarke)’에게 의뢰 받아 제작한 것으로,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의 게스트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런던의 클럽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이 작품은 현실을 초월하게 되는 클럽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이 런던에 만든 클럽 ‘MAXILLA’로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고, 그 상황을 포착한 다채널 영상 설치작업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로테 앤더슨은 댄스를 일종의 치료 형태로 간주한다. 작가가 재현한 클럽 공간에 초대 받은 관람객은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현실과 트라우마로부터 자유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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