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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운 소비층인 MZ세대를 흡수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배달이나 온라인쇼핑 등 비대면 결제를 선호하고, 오프라인에서도 모바일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20~30대의 특성상 모든 소비와 결제는 애플리케이션(앱) 중심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을 앱으로 끌어들여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카드사로서는 앱 개발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카드앱을 사용하는 MZ세대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대카드 앱을 이용한 약 560만명의 회원 가운데 20~30대 비율은 45%에 달했다. 50~60대가 2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비중이다. 지난해 1월 대비 12월의 20~30대 사용자 역시 23% 증가해 40대 이상이 13% 늘어난 것에 비해 높은 증가를 나타냈다. 이와 같이 증가하는 MZ 세대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카드앱의 변화는 단순히 앱카드 기반의 결제앱과 명세서 확인 및 상품 가입 서비스 등 서비스 앱을 통합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카드사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UI/UX 를 도입해 앱을 완전히 개편하는 한편, 이들의 관심사와 소비 트렌드에 적확하게 소구하는 차별화한 서비스를 개발해 MZ 세대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소비도 절약도 즐겁게 ‘소비 절약 알림’ 서비스∙∙∙2030의 DIY 가계부 ‘소비 캘린더’
‘또 많이 썼어? 아니 지금 금리 올라서 대출금 갚으려면 아껴 써야 한다고. 이거 보고 딱 정신차리고 술 좀 그만 먹어.’
절약을 부르는 따끔한 한마디, 바로 현대카드 앱이 회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현대카드가 최근 선보인 ‘소비 절약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회원이 직접 총 이용금액이나 1회 이용금액의 상한선을 정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회원에게 ‘잔소리’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잔소리의 내용은 회원 스스로 작성한다. 메시지에 붙이는 스티커에는 위트를 더했다. ‘이거 보면 망한 거임’ ‘제발 멈춰’ ‘우냐?’ 등 유머러스한 멘트를 활용해 절약 어려움을 웃음으로 승화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딱딱하고 불친절한, 틀에 박힌 서비스로는 2030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MZ세대라면 소비 상한선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넘어서는 자신을 다잡는 과정을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기획한 데에는 달라지고 있는 MZ 세대들의 소비 키워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됐다. 최근 MZ들의 소비에는 ‘절약’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의 이중고 속에서 소비를 줄이는 ‘짠테크’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MZ들은 이런 상황마저 유쾌하고 즐거운 방식으로 승화하고 있다. 가계부를 쓰는 것은 물론 이런 생활을 유튜브에 찍어 업로드하기까지 한다. 심지어는 이를 어떤 ‘챌린지’라는 키워드로 승화해 소비를 0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까지 유행하는 지경이다.
현대카드의 ‘소비 캘린더’ 서비스 역시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기획됐다. 소비 캘린더는 카드사가 만들어놓은 ‘결제 업종별’ 분류가 아니라 회원 개인이 직접 설정한 자신만의 기준으로 소비 내역을 분류해 달력 상에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DIY 가계부’다. 카테고리별 컬러도 지정할 수 있게 해 알록달록하게 캘린더를 꾸밀 수도 있다. 소비 캘린더 서비스의 기획 의도는 적중해 젊은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 기준 약 4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2030이다.
분위기와 디자인까지 MZ스럽게 바꿔라∙∙∙카드뉴스∙쇼츠 등 MZ가 익숙한 포맷 도입해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카드앱들의 변화는 앱의 디자인이나, 분위기를 좌우하는 톤앤드매너(tone & manner)에서도 드러난다. 예컨대 현대카드는 지난 2020년 현대카드 앱 3.0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앱 내 콘텐츠가 노출되는 방식을 ‘무한 스크롤링(infinite scrolling)’ 방식으로 바꿨다. 이렇게 하면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하기만 하면 불필요한 검색 없이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트위터 같은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들의 콘텐츠 노출 방식이다.
최근에는 앱에 MZ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카드 뉴스’ 포멧을 서비스 디자인에 적용한다든지, 짧은 길이의 영상인 ‘쇼츠(Shorts)’ 형식을 앱 내에 도입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연간 명세서’는 MZ 회원들의 이러한 성향을 고려해 디자인을 변경한 대표적인 사례다. 1년 간의 결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를 한판에 보여주는 방식이었던 연간명세서는 두 번째 해인 지난해 ‘스토리카드’ 형식을 도입했다. 예컨대 회원이 가장 많이 결제한 곳이 ‘카페’라면 테이크아웃 커피잔 그림에 ‘혹시 카페로 출근하시나요’라는 위트 있는 멘트를 곁들인 카드를 제작하는 식이다. 카페 결제가 많았다는 사실은 보다 직관적이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선보인 ‘현대카드 더 똑똑하게 쓰는법’ 이라는 코너는 MZ세대가 익숙한 ‘쇼츠’ 포맷을 적용한 사례다. 결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별 특징이나 특이사항, 사고알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비케어’, 쓰던 번호 그대로 카드를 교체 발급해 주는 ‘카드번호 유지 재발급 서비스’ 등 현대카드가 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짧은 영상인 ‘쇼츠’ 방식으로 소개한다. 요새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불멍(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앱 내에서 가능하도록 벽난로 영상 삽입하는 재미 요소도 만들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향후 카드사들이 핵심 고객층으로 부각할 젊은층을 사로잡으려면 기존의 금융사에 대한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MZ 세대의 한 가운데로 깊숙이 녹아들 수 있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모바일 앱이 익숙한 2030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은 더 젋고 MZ 친화적으로 바뀌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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