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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의, 따끈따끈하고, 생생한 테크 씬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테크 토크(Tech Talk)’. 이번에는 미국의 IT 리서치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 (Gartner)에서 발표한 2023년 중요 전략 기술 트렌드를 함께 살펴봅니다. 2023년에는 최적화 (Optimize), 확장(Scale), 그리고 개척 (Pioneer)을 큰 테마가 있으며 그 아래 세부적 기술들과 전체를 아우르는 지속 가능 기술 (Sustainable Technology)가 제시 됐습니다. 이요훈 칼럼니스트가 알려주는 2023을 이끌어갈 전략 기술 트렌드 지금부터 만나 보시죠.
출처 : Gartner
기술 제품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한번 만들어지면 끝이 아니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다듬어야 제 몫을 한다. 그냥 다듬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현재 기술 흐름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계속 개선해야 한다. 까다롭고 힘든 일이다.
현재 기술 흐름이 궁금할 때 도움이 되는 정보가, 정보 기술 연구 자문 기업 가트너에서 매년 발표하는 ‘중요 전략 기술 동향(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이다. 이 보고서는 3~5년 안에 중요하게 떠오를 기술 트렌드를 간추려서 담고 있다. 조금 추상적이긴 하지만, 큰 틀에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지난 10월에는 ‘2023년 중요 전략 기술 트렌드’가 공개됐다. 이 안에는 소개된 기술은 모두 10가지. 최적화(Optimize)와 확장(Scale), 개척(Pioneer)이란 3가지 테마 아래 9가지 기술이 들어가 있고, 전체를 아우르는 기술로 지속 가능성(Sustainable Technology)이 제시됐다. 각각 어떤 내용인지, 간략히 살펴보자.
출처 : Gartner
최적화 (Optimize)
최적화는 간단히 말해, 비용 더 들거나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막기 위해 쓰이는 기술이다. 최적화에 포함되는 3가지 트렌드는 IT 시스템 안정성을 증대시키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개선하고 AI시스템의 무결성에 기여를 한다.
① 디지털 면역 시스템(Digital Immune system)
디지털 면역 시스템은 IT 시스템을 안전하고 안정되게 유지하는 기술 전반을 가리킨다. 사전에 위험을 예방한달까.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시스템의 문제점을 미리 찾고, 미리 설정된 극한 상황의 시스템 테스트를 자동으로 실시하며, 발생한 문제를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 운영 실력이나 공급망 보안까지 결합해, 시스템 복원력과 안정성을 최대한 높이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디지털 면역 시스템 구축에 투자하는 기업은, 시스템 다운 시간을 최대 80%까지 단축할 수 있을 거로 전망한다. 우리는 이미 재난 대응 시스템 구축을 신경 쓰지 않으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안다. 최근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요 메신저를 쓸 수 없게 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서비스가 가져오는 매출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디지털 면역 시스템은 필수다.
② 관찰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Applied observation)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사업에선 매일 사용자 행동에 따른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이런 데이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보이는 데이터’가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테슬라에서 제공하는 차량 보험은 실시간으로 운전 습관을 체크해 안전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에 기반해 보험을 제공한다. 점수가 높아 보험에 가입한 운전자는 보험료를 20% 이상 절약할 수 있고, 테슬라는 사고 날 일이 적은 우수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이렇게 관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하거나, 의사 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관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잘 활용한 조직의 70%가 보다 빠른 의사 결정 시간을 확보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③ AI TRiSM(AI Trust, Risk and Security Management / AI 신뢰성, 위험, 보안 관리)
인공 지능 도입에 따른 리스크도 대비해야 한다. 2021년 일어난 한 대화형 AI 사태에서 보듯, AI 도입과 운용에는 프라이버시나 윤리 면에서의 판단 리스크가 뒤따른다. 기계 학습 기반 AI는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알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가트너가 미국, 영국, 독일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인해 여러 문제를 겪은 조직은 41%에 달한다.
현재 다양한 기업이 AI가 만든 결과를 설명하는 방법을 만들고 있다. AI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프라이버시나 윤리, 보안 위험을 함께 검토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AI 도입을 검토할 때는 AI TRiSM 관점에서, 여러 사업 부서가 협력해서 확실성, 신뢰성, 보안, 데이터 보호 등의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속해서 AI를 비즈니스와 사회에 최적화하는 일이 요구된다.
확장(Scale)
확장은 간단히 말해, 사업 성장을 위해 쓰이는 기술을 말한다.
④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Industry cloud platforms)
Goldman Sachs Developer page
기존 클라우드 플랫폼은 범용으로 제공되는 성격이 강했다. 반면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은, 특정 산업 분야에 필요한 기능을 통합해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해당 산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를 하나로 엮어서 해당 산업만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존 클라우드 플랫폼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한다고 봐도 좋다.
가트너에 따르면 최근 북미 및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15%는 시범 단계에 있으며, 약 15%는 2026년까지 채택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의료 기관 중심으로 의료 기관에 맞춘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을 채택하면서, 기존에 다양한 직종과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협업할 때 생겼던 피로감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고 한다.가트너에서 2027년까지는 50%이상의 기관들이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부터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아마존(AMAZON)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 (AWS)과 파트너십을 맺고 산업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⑤ 플랫폼 엔지니어링(Platform Engineering)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수익을 내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접근 방법이다. 보통 사내 개발자를 돕는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가리킨다. 이 플랫폼을 통해 여러 사람이 앱 개발과 관리를 위해 쓸 수 있는 도구 및 기능을 제공하고,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덜 숙달된 개발자라도 빠르게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
플랫폼은 전문 팀이 맡아서 구축하지만, 운영은 자동화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는 필요한 도구나 정보를 스스로 찾아 쓸 수 있다. 궁극적으로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 개발자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⑥ 무선 네트워크를 더욱 가치 있게(Wireless Value Realization)
점점 다양한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한꺼번에 쓰이기 시작했다. 와이파이를 비롯해 근거리 저전력 무선 장치, 블루투스, 5G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 ‘매터’ 같은 신규 스마트홈 표준까지 단일 인프라에서 함께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무선 네트워크가 함께 쓰이면 뭐가 좋을까? 네트워크에 부가가치가 생긴다.
먼저 180억 개가 넘는 사물 인터넷 장비를 연결하고, 작업장에 설치된 센서를 이용해 작업자를 감지,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 밖에 미세 에너지 수집, 전력이 필요 없는 IoT 장비를 운용하는 일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새롭게 도입된 방법을 통해, 제품 제작 과정을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기업의 60%가 다섯 개 이상의 무선 기술을 동시에 사용하리라 예측한다.
개척(Pioneer)
개척은 간단히 말해, 신규 사업이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쓰이는 기술을 뜻한다.
⑦ 슈퍼 앱(Superapps)
현대카드 앱도 지난 6월 현카연구소를 론칭하며 이용자들이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슈퍼 앱은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제거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 요소가 있는 앱을 말한다. 메신저 앱이 대표적이다. 주로 모바일 앱이 많지만, MS 팀즈나 슬랙 같은 프로그램도 점점 슈퍼 앱으로 변해가고 있다. 자사에서 만든 기능뿐만 아니라, 타사에서 만든 기능을 설치해 쓸 수도 있다. 플랫폼화되고 있는 앱도 존재한다.
슈퍼 앱이 트렌드가 된 이유는, 바로 모바일 퍼스트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더 강력하고 쓰기 쉬운 모바일 경험을 원한다. 슈퍼 앱은 이들의 요구에 부응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싶은 회사가 택하고 있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여러 슈퍼 앱의 일일 활성 사용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⑧ 적응형 AI(Adaptive AI)
적응형 인공 지능(AI)은 스스로 자체 코드를 수정할 수 있는 인공 지능을 말한다. 이런 기능을 이용해 초기 프로그램 작성할 때 몰랐거나 예상할 수 없었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새로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공부하며 진화하는 AI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변화가 빠른 업무에 적합하다.
이를 통해 더 개인이나 상황에 맞는 고도의 자동화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미군에선 학습자에게 맞게 수업 내용을 바꾸는 시스템을 만들어 쓰고 있다. 신규 보안 취약점이 생겼을 때도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현실에 맞게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걸 도울 수도 있다. 데이터에 기반해 유연하게, 사업 운영 변화 등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조직 내 의사 결정 과정에 AI를 이용하는 과정이 통합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⑨ 메타버스(Metaverse)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글로벌 팬데믹 중 송년회를 메타버스를 활용한 바 있다.
가트너는 메타버스를 ‘가상으로 확장된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화된 현실의 융합으로 만들어지는 집합적인 가상 공유 공간’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핵심은 지속적인 몰입감을 제공하는 일이다. 여러 가지 다른 기술을 융합시켜 구성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VR 헤드셋이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를 쓸 수 있고, 가상 화폐 및 NFT, AR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이 함께 녹아들 거라고 여긴다.
메타버스가 실체가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장기적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도 아직 모른다. 다만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새로운 상호 작용을 약속하며, 혁신적인 사업 기회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네 명 중 한 명꼴로 업무, 쇼핑, 교육, 소셜 미디어 및/또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메타버스에서 하루에 최소 1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지속 가능성(Sustainable Technology)
⑩ 마지막으로 전체를 관통하는 트렌드로는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지속 가능성은 특정 기술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지만, 전체 기술 트렌드를 관통하는 단어다. 실제로 가트너 조사에 응한 각 기업 CEO들이 지속 가능성을, 다시 말해 환경 및 사회적 변화에 대한 대응을 수익과 매출 다음으로 중요한 것으로 꼽았다. 이는 기술이나 기술에 기반한 하드웨어, 서비스, 소프트웨어가, 최소한 ESG 기준을 충족하도록 개선되고, 만들어져야 함을 뜻한다.
그냥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비용을 투자하고, 제품 개발 및 생산, 유통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 전략을 완전히 바꾸는 것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그런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찾는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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