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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출·퇴근 시간 조절해보니 삶이 변하더라? 유연근무제


유연근무제는 근로자가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지난해부터 출퇴근 시간을 조절하는 '플렉스 타임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출퇴근 시간 조절로 직원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 변화를 살펴봅니다.


2017.08.18

국내 기업도 유연근무제 도입을 늘리는 추세다. 유연근무제는 근로자가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하루 법정근로시간은 지키지만 출퇴근 시간을 변경하거나 한달 단위로 근무 시간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원격, 재택근무도 포함된다.  

유연근무제를 실시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모습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지난 8월 1일부터 출퇴근 시간을 조절하는 '플렉스 타임 제도'를 도입했다.
오전 7~10시 사이에 출근해 점심 시간 포함 9시간 근무 후 오후 4~7시에 퇴근하면 된다. 현재는 오전 8시 30분 출근, 오후 5시 30분 퇴근이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페이스북 캡처

대상은 일부 본부(디지털·신사업·브랜드) 소속 임직원, 미취학 어린이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직원, 한부모 가정 직원이다. 전 직원의 30% 정도인 약 2000명이 대상자다. 시범 운영 결과를 분석해 전체 직원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카드가 유연근무제 도입한 이유는

① 육아를 지원해 일과 가정 양립을 돕고 ② 정해진 출퇴근 시간 외 업무가 많은 직무의 효율을 높이고 ③ IT기반 상품 개발을 위한 조직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다.

2017년 8월부터 유연근무제를 하는 박혜진 현대카드 과장, 성동규 현대캐피탈 대리

◇ 유연근무제 '시간 활용' 최고 장점
브랜드본부 소속 박혜진 프리미엄마케팅팀 과장은 직무상 유연근무제 대상자다. 성동규 캐피탈소비자보호센터 대리는 4살, 7살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라 유연근무제를 신청했다.

① 선택지가 한 가지 늘어 달라진 삶
박 과장은 2주간 기존 출근 시간인 오전 8시 30분, 이보다 이른 오전 7시 30분, 더 늦은 오전 9시 30분에 출근해봤다. "오후에 여유있게 운동하고 싶을 때는 일찍 출근했습니다. 몸이 안 좋으면 병원에 들렀다가 평소보다 늦게 나왔습니다. 원래 출근 시간에 나오더라도 언제든 상황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② 효율적인 시간 관리 가능 
성 대리는 맞벌이면서 주말 부부다. 아내는 세종시에서 일한다. 매주 금요일 저녁 기차를 타고 내려가 월요일 새벽에 올라온다. 유연근무 전에는 퇴근이 몰리는 금요일 오후 6~9시 기차표를 구하기 어려웠다. 월요일 새벽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도 항상 매진이었다.

하지만 유연근무를 하면서 금요일에 1~2시간 일찍 출근하고 그만큼 일찍 마쳐 퇴근 시간을 피해 기차를 탄다. 월요일에도 붐비는 시간을 지나 오전 8~9시 기차를 탈 수 있다. 아내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면 평일에도 내려간다. "유연근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가족과 평일 저녁에 열리는 무료 음악회를 갔는데 아이들과 사이가 가까워졌다"라 말했다.

유연근무를 하는 다른 직원들은 "사람이 꽉차는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를 피할 수 있어 좋다" "퇴근 후 외국어나 운동 등을 여유 있게 배울 수 있다"라는 걸 장점으로 꼽았다.

③ 짜투리 시간 모으니 반차 필요 없어
반나절 휴가를 내는 '반차' 사용도 줄었다. 예를 들어 성 대리는 "지방에 계신 부모님이 서울에 진료 받으러 오시면 반차를 내고 오전이나 오후에 데려다 드렸다"라며 "이제는 일찍 출근해 오후 4~5시쯤 퇴근하면 반차 없이도 부모님을 모실 수 있다"라고 말했다.

④ 업무몰입도 오히려 높아져
유연근무에 대해 "근무를 제대로 안하게 된다"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성 대리는 "오히려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퇴근시간 가까이에 처리할 일이 있으면 '어차피 상대방도 퇴근하느라 메일 확인을 안할텐데'라는 생각을 종종했습니다. 하지만 유연근무를 하면서 상대방 업무 시간인 오후 4~5시에 퇴근하게 되니 메일 등 일처리를 미리 해놓고 가야 합니다." 박 과장은 "퇴근 후 사무실로 업무 연락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오히려 일을 더 철저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 제도적 뒷받침 필요해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률(20%)은 미국(86%)이나 유럽(66%)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기존 직원의 업무 부담 증가, 근무 조정·평가 등 인사관리 어려움 등이 이유였다. 현대카드도 원활한 유연근무를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① 공동 업무 시간 준수
마지막 출근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오전 7시 출근했을 때 퇴근 시간)까지를 공동 근무 시간으로 정했다. 이 시간에는 반드시 업무 현장에 있어야 한다. 부서 안에서 유연근무를 하지 않는 직원이나 다른 부서, 거래처와 협업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다.

② 메신저 등 업무툴에도 반영
사내 메신저에 개인별로 유연근무를 한다는 표시를 해뒀다. 공동업무시간이 아닌 때 연락이 안되더라도 이유를 알고 대처할 수 있다. 제도 정착 기간에 부서 간 업무 처리를 원활히 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다.

③ 회사와 직원 서로 믿어야
유연근무가 정착하려면 회사와 직원 간 신뢰가 필요하다. 사측은 "출퇴근 시간이 달라지더라도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믿어야 한다. 제도를 사용하는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 등 눈치보지 않는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점심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개인별로 시간대를 정하게 했고, 직원이 휴가를 가지 않으면 상사에게 불이익을 줬다"라며 "이런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에 유연근무제에 대한 사내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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