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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com>
스마트폰이 태어난 해는 언제일까. 사람들은 그 시작을 지난 13년 전 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7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Mac World)’에서 당시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는 주머니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꺼내 보이며 “우리는 오늘 휴대전화를 새로 발명했다”고 말했는데, 그게 바로 스마트폰이었다. 그보다 먼저 IBM이 PC 기능을 가진 벽돌 사이즈의 휴대전화를 내놨지만 출시 2년만에 자취를 감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처음’의 자리는 아이폰에게 내 주는 게 합당한 듯 하다. 스마트폰이 태어난 지 고작 10여년 흘렀을 뿐이지만, 이 손바닥만한 기계는 빠른 속도로 인류를 장악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51%에 육박하며, 올해는 7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일은 많다. 스마트폰 알람에 맞춰 눈을 뜨고, 뉴스를 읽고, 메일을 확인한다. 음악과 TV, 영화도 스마트폰으로 즐기고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한다. 의식주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옷이나 생필품은 쇼핑앱에서 사고, 집을 내놓는 일도 또 구입하는 일도 스마트폰으로 한다. 이 모든 행동이 일어나는 곳은 스마트폰 안에서도 특히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작년 한해 전세계적인 앱 다운로드 수는 2040억건에 달한다. 4년 전과 비교하면 45% 가량 늘어났다. 이용 시간도 길다. 작년 기준 하루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 3시간 40분 중 90% 가까이를 앱 이용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앱이란 스마트폰을 구동하는 기본 단위이자 필수 요소인 것이다.
때문에 자신의 비즈니스를 디지털 세상에 구현하고자 하는 기업은 앱을 만들어야만 한다. 고객들이 앱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오프라인에서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앱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누리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여러가지 서비스 중 일부만 앱 내에 구현해 놓는다 거나, 서비스 별로 앱이 달라 고객으로 하여금 여러 개의 앱을 다운받게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한다. 제한된 스마트폰 내 공간만 잔뜩 차지하고 실효성은 없는 앱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요구하는 기업을 소비자가 좋아할 리 만무하다. 덧붙여 최근에는 그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내가 필요로 하고, 또 원하는 것들을 알아서 보여주고 또 추천해줄 수 있도록 이른바 ‘개인화(personalized)’ 되어 있기를 바란다.
금융 플랫폼의 미래를 담은 현대카드 앱···고객 입장에서 ‘디지털’을 고민하다이 같은 상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의 흐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분야는 바로 금융이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가 고객 개인은 물론 세상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금융기업들의 디지털로의 전환은 IT(정보기술) 기반 테크 기업에 비해 매우 느린 편이다. 업의 기반이 오프라인 위주의 대면 서비스라 거기에 투입된 리소스를 쉽게 이전하기 어렵다. 때문에 개발 영역은 주요 사업의 부수적인 지원업무 취급해 투자를 최소화한다거나, 외주 인력을 고용해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에 단기적으로 사용할 뿐이다.
기존의 현대카드 앱 화면(왼쪽)과 이번에 리뉴얼 된 앱 화면의 모습(오른쪽)
지난 11일 현대카드는 기존의 ‘현대카드 앱’을 완전히 리뉴얼 해 내놓았다. 이름하여 ‘앱 3.0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다. 지난 2010년 4월 현대카드가 최초로 앱을 출시한지 10년 4개월만에 만들어 낸 역작이었다. 지난 2015년 2월 결제를 위한 앱카드 앱과 개인의 카드 이용내역이나 금융 상품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어카운트(account) 앱을 통합하는 앱 2.0 프로젝트 이후 5년만이다. 당시 “현대카드 고객이 현대카드를 이용하는데 왜 불편을 감수하고 앱을 2개나 깔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카드사 최초의 앱 통합 프로젝트였다.
이번 앱 3.0 프로젝트는 단순히 앱에 일부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바꾸는 일차원적인 수준을 넘어서, 기존의 앱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쳐 고객과 현대카드가 만나는 모든 영역을 디지털화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작업이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앱 전체를 리스트럭쳐링(restructuring·재구조화) 해 앱 오류를 대폭 해결하고 구동 속도를 높이는 등 앱의 질이 상당부분 업그레이드 됐다”며 “코드 실명제 등을 도입해 향후에 있을 유지 보수 작업이나 개발 히스토리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플랫폼 하나로 현대카드의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현대카드 디지털 역량의 모든 것을 투입하다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완벽히 구현해 놓은 것’이다. 지금까지는 매월 이용 금액이나 혜택과 금융상품 검색, 앱카드 결제, 카드 신청 등 주요 기능만 앱에 탑재해 두고 ‘더 많은 정보를 찾으시려면 현대카드 모바일 웹을 이용하세요’라는 링크를 걸어둘 뿐이었다.
앱 내에서 정보를 접하고 또 검색하는 방식도 바꿨다. 기존에는 전체 메뉴를 별도로 두고, 결제나 추천 혜택 등을 알려주는 ‘알림’, 결제 및 이용 내역 등을 보여주는 ‘My Account’, 보유한 카드의 혜택 정보를 보여주는 ‘혜택’, 금융상품을 알려주는 ‘금융’, 결제 시 사용하는 ‘앱카드’ 등을 나열해 보고 싶은 걸 직접 찾아 들어가서 보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조를 단순화 했다. 일단 앱을 켜면 내 실시간 결제 정보나 프로모션 및 할인 정보 등 혜택 등을 보여주는 ‘콘텐츠 홈(contents home)’ 영역이 등장한다. 고객이 앱에서 가장 보고싶어 하는 정보들이 특별한 화면 이동 없이 앱을 켜자 마자 바로 나타나게 구현한 것이다. 이 화면 하단에 ‘어카운트 홈(account home)’ 노출돼 있는데 이 영역을 탭하면 다음달 명세서 등을 비롯해 최근 이용 내역, 보유 포인트와 바우처 등 내 정보를 모두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사용하는 무한 스크롤링(infinite scrolling) 방식으로 배치했다.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하기만 하면 불필요한 검색 없이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 콘텐츠 역시 결제나 이용금액, 금융상품 같은 상품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고 또 즐길 수 있는 쇼핑 정보나 엔터테인먼트성 콘텐츠를 함께 배치한다.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M포인트몰’의 추천 상품이나 문화 앱 ‘DIVE’의 글과 사진들도 이 공간에서 볼 수 있다. 맛집 검색 앱 ‘마이 메뉴’, 날씨 정보 앱 ‘마이 웨더’ 등의 콘텐츠도 추가 될 예정이다. 즉, 현대카드 앱이 현대카드 서비스 전체를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hub)이자 중추 플랫폼으로 재탄생 한 것이다.
새로워진 현대카드 앱에서는 현대카드 M포인트몰 상품을 M포인트몰 앱으로의 이동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한 인력풀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구축된 인력풀을 바탕으로 앱 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현대카드 내부 인력이 직접 맡아 진행했다. IT 업계에서는 이를 ‘개발 내재화’라고 하는데, 금융업계에서 앱 개발 전 영역을 외주 인력을 쓰지 않고 해결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까지는 필요할 때마다 외주 인력을 채용해 앱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내부에 앱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때문에 문제 발생시 해결이나 구조 변경에 어려움이 컸다.
CEO부터 사원까지···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디지털라이제이션에 모든 것을 걸다이번 앱 리뉴얼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바로 ‘현대카드 데이터 사이언스의 대고객 서비스화’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가공한 내용을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customized)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고객의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기준들을 만들어 놓았다. 이를 기반으로 특정 성향의 고객이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 또 예상되는 상태에 맞는 정보가 결정되면, 인공지능(AI)이 개별 고객에 맞는 콘텐츠 간의 순위를 정해 최상단부터 순서대로 보여준다. 이렇게 노출된 정보들에 대한 반응을 인공지능이 다시 학습하면, 이 결과가 다시 콘텐츠 순위에 반영된다. 여기에는 ‘온라인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등 다양한 데이터사이언스 기술이 적용된다.
현대카드가 데이터사이언스 기술을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하기까지 전사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 CEO는 물론 직원 모두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 돼 있어야 한다고 보고, 프로그래밍 교육부터 데이터처리 및 태그에 관해 교육하는 세션을 마련했다. 특히 데이터 활용에 사용하는 기준을 결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CEO 이하 관련 부서 임원 및 담당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마련해 정기적으로 이를 선정한다.
올해 초 열린 디지털 입문 교육에서 신입사원들이 앱개발을 위한 코딩 및 디자인 강의를 듣고 있다.
현대카드가 생각하는 앱의 정체성은 ‘고객과의 소통하며 같이 진화하는 개인화 한 플랫폼’이다. 결국 데이터란 고객의 결제 행위를 통해서만 모아지고 또 고도화 되는 것으로, 고객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가 고객의 삶에 파고들 수 있어야, 신용카드가 그 자체로 수단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금껏 쌓아 온 디지털 역량을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한데 모아 볼 수 있게 하는 이른바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에도 적극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고객이 공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개인에게 최적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문화,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카드가 모아온 정보들은 물론 다양한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얻어진 비금융데이터들이 결합되면 훨씬 높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마이데이터 담당자는 “이렇게 개발된 서비스는 현대카드 앱에도 탑재 돼 더 많은 고객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사적인 역량을 총 동원해 데이터 기반 기술이나 요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금융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며 “금융 데이터는 그 어떤 데이터보다 사업성이 크고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쓰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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