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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ww.collinsdictionary.com/woty 캡처
“‘Single-use’ has been named Collins’ Word of the Year 2018.”
영국의 유명 사전 출판사 콜린스(Collins)가 2018년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로 ‘Single-use(일회용)’를 선정했다. 콜린스는 “‘일회용’은 환경을 파괴하고 먹이사슬에 악영향을 미치는 물품을 일컫는다”고 정의했다. 같은 해 옥스포드(Oxford) 사전 또한 올해의 단어로 ‘Toxic(유독한)’을 선정했다. 이 단어에 가장 많이 덧붙어 사용된 단어는 ‘Chemical(화학물질)’이었다. 그만큼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일회용품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와 함께 일회용품 줄이기를 위한 사회적인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4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촉발된 이른바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일회용품을 사용해도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믿음이 근본적으로 흔들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전국 단위의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해 ‘분리배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매우 잘 자리잡은 나라 중 하나이다. 지난 해 환경부의 ‘제5차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종이,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의 69.1%가 정상적으로 분리배출 처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분리배출한 용품들 중 일부만이 재활용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된 페트병 중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은 고작 1.8%에 불과하고, 분리배출 된 폐기물 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이물질 비율도 38.8% 이상이다. 실제, 알루미늄 뚜껑이나 종이라벨이 붙은 용품들은 사람들이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 처리를 하더라도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쓰레기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gettyimagesbank.com
출처=gettyimagesbank.com
이에 따라 분리배출에 대한 자세한 방법론을 공유하고 동시에 일회용품 자체를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첫 번째 타겟은 바로 비닐 등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들이다. 사실 플라스틱이 여러 가지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인해 죽음의 위기를 겪고 있는 해양 동물의 모습과 태평양 쓰레기 섬(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실태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며 위기 의식 또한 높아졌다.
종이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종이 일회용품인 종이컵은 미세 플라스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한 폐기물이다. 종이컵 내부가 수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PE, polyethylene)으로 코팅 처리되어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컵에 붙은 폴리에틸렌은 시간이 지나 잘게 부서지면서 크기 5mm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실천들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썩지 않는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영국도 2045년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어, 대형 마트, 대형 슈퍼 등에서 비닐봉지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 또한 플라스틱 일회용품뿐 아니라 종이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 서고 있다. 특히나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의 변화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로 확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일회용품 줄이기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청사 출입구마다 ‘일회용 컵 회수통’을 설치하고 일회용 종이컵을 청사 내로 반입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제주항공은 오는 15일부터 종이컵과 냅킨 등 기내에서 사용하는 종이 일회용품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로 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하 현대카드)은 사내 모든 공간에서 일회용 종이컵을 없애는 이른바 ‘종이컵 ZERO’ 캠페인을 올해부터 시행했다.
공간을 바꿔,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다많은 기업들이 일회성 환경 보호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다회용품 사용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새로운 룰에 맞춰 사무 공간을 재구성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는 회사 내 모든 종이컵을 없애기에 앞서, 본사 각층 휴게실에 텀블러, 머그컵 등을 씻을 수 있도록 개수대를 설치하고 세척용품들을 함께 비치했다. 개수대를 커피머신과 정수기로 가는 동선 상에 배치해 임직원들이 불편함을 최대한 적게 느끼게끔 배려한 것도 세심하다.
또, 새로운 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불편함을 줄이고, 제도 시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적용 대상을 늘렸다. 지난해 8월 경영지원본부를 시작으로, 적용 대상을 1개 본부씩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는 등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불편함을 개선해나갔다. 뿐만 아니라, 본사 내 제휴업장에도 종이컵을 대신 다회용 컵을 비치했으며 카페앤펍(Café&Pub) 등 사내 매장에서는 텀블러 이용 시 할인을 제공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실천에 따른 소소한 보상도 누릴 수 있게 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본사 1관에 새로 마련된 개수대 및 편의 공간의 모습
(출처=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기업 문화에 있어 현대카드가 실행하는 단호하면서도 세심한 변화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현대카드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룰을 설정해 ‘해야 할 것(Do)’과 ‘하지 말아야 할 것(Don’t)’을 구분한다. 이를 통해 직원이 자율적으로 룰을 따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룰에 대한 현대카드의 확고한 철학은 조직 문화에 있어 ‘보여주기’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커다란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실제, 현대카드는 2016년 ‘ZERO PPT’ 룰을 도입하면서 PPT 사용을 제한하고 사내의 보고 절차를 메일 보고 위주로 간소화했다. PPT 작성 프로그램을 회사 내에서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명확한 조치가 함께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룰을 통해 조직의 역동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인쇄 용지 사용도 줄일 수 있었다.
기존의 룰을 보완해 개선하기도 한다. 최근 현대카드는 지나친 회식 문화를 근절하고자 오후 11시 이후에는 회식을 할 수 없는 룰을 만들었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워라밸 트렌드 등 사회의 변화에 따라 늦은 회식을 지양하라는 ‘권고’ 수준이었던 기존 회식 룰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실제 오후 11시 이후 회식이 이어질 시에는 경고 기록 및 법인카드 경비처리불가 등의 명확한 벌칙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