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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로 진화하는 전기차 비즈니스


재앙의 끝에서 친환경 자동차 2000만대 시대를 내다보다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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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19’라는 숫자가 무색할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몇 달만 지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의 삶을 뒤흔든 지 꼬박 3년을 채운다. 가히 새로운 바이러스라고 봐도 무방한 변이 바이러스들의 출현으로 정신이 혼미해진 지금 인류는 또다른 재앙으로 고통받고 있다. 바로 산불이다. 터키에선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산불이 아직까지 꺼지지 않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현재도 100여개가 넘는 지역에서 산불이 타오르고 있지만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류의 허파와 다름없는 시베리아 삼림지대에도 불길이 일어 지금까지 약 20만 ㎢가 불타고 있다. 알제리와 스페인, 그리스 역시 산불로 인해 논밭과 나무가 초토화됐다.

전문가들은 여름 화재가 일어나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뜨거워진 지구의 여름,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연일 계속되면서 여름 산불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던 나무와 논밭이 없어 지구는 더 뜨거워질 것이고, 내리는 비를 막아낼 숲이 사라져 물난리도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화재로 인해 대량으로 발생하는 탄소다. 탄소는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는 지난달 발생한 전세계적인 산불로 약 3억4300t의 탄소가 배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대기감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탄소배출량이다. 즉, 지구온난화로 불거진 산불이 다시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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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지상 과제다. 전세계적으로 정부와 기업들은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 가운데 ‘전기차 확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때문에 각국 정부는 전기차 비중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25%까지 높이고 2035년부터는 일반 내연 기관차 생산을 아예 중단하기로 했고, 유럽연합(EU) 역시 2035년부터 유럽 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전기차 확대에 미온적이었던 미국도 이달 초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친환경 차량으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세계가 친환경 차량 중심의 모빌리티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전기차는 좀”∙∙∙친환경차, 그린갭(green gap)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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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로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는 몇 대나 될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전기차 전망(Global EV Outlook) 2021’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전기차 대수는 1000만대를 넘어섰다. 작년 한 해에만 300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주목할만한 점은 2020년 자동차 총 판매량이 전년대비 16% 줄어든데 비해, 전기차 판매량은 4.6% 늘어났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지갑도 열리고 있다. 작년 한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 들인 비용은 1조2000억달러로 전년대비 41% 늘어났다. 정부 보조금이 1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 늘어난데 그친데 비하면 그 증가세가 뚜렷한 편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지난해는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과 맞물렸다. 그렇다면 장기간의 펜데믹 상황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친환경차량에 대한 관심을 늘리는데 영향을 준 것일까? 글로벌 컨설팅 기업 언스트앤영(EY)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차량을 보유중이거나 혹은 차량을 보유할 계획이 있는 사람의 30%가 향후 차량 구매 시 비(非) 내연기관차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에 끼친 해악에 대해 자연이 인류에게 얼마나 처절하게 복수를 퍼붓는지를 그 어느때보다 강력하게 체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인류가 겪고 있는 재앙의 수준에 비해 친환경차량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그린 갭(green gap)’이라고 설명한다. 즉,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인의 선택이 실제로 기후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소비자들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윤리적 당위성만으로 소비자들을 전기차로 이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변화나 탄소배출량 저감이 본인들의 삶에 가져다 주는 변화를 뚜렷하게 체감하지 못한 사람들이 기존의 차량으로 누리던 편리함과 익숙함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자군으로 떠오른 젠지(Gen Z) 혹은 MZ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친환경적 가치를 중시 그런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친환경 차량에 매력을 느끼지만 구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2030 세대들은 자연히 중고차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중고차 중에는 친환경차량이 많지 않다. 언스트앤영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3분2가 디젤이나 가솔린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그리고 6% 정도가 친환경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친환경 차량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다∙∙∙모빌리티 솔루션타고 확장하는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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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인식한 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전략은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accessibility)을 높이는 것이다. 전기차를 쉽게 접하고 경험하면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소유자 10명 중 9명이 다음 차량으로도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전기차를 경험하면 내연기관차량으로 돌아가지 않고 친환경차량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전기차의 내구성이 뒤떨어지지 않고 배터리를 손쉽게 충전할 수 있으며, 주행거리가 확보되는 등 우려되는 단점들이 허구라는 사실을 경험할 수 있다. 기업들이 전기차 구매율을 높이기에 앞서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이용해볼 수 있는 접점을 늘려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기업들은 모빌리티 시장이 ‘소유에서 이용(MaaS)’으로 진화해 일종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그램’화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업들이 전기차를 활용한 리스와 같은 자동차 금융 상품들을 속속 내놓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리스를 이용하면 매월 일정 비용을 내고 정해진 기간동안 차량을 이용해볼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다. 현대캐피탈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내다보고 지난해 2월 유럽의 대표 리스사인 식스트리싱(현 얼라인)을 인수하고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리스 비즈니스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현대캐피탈을 비롯한 자동차 리스 업체들이 10년안에 전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고, 해외에서는 영국의 위비(Wevee)와 같이 전기차만을 취급하는 리스 업체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를 활용한 다양한 구독서비스(subscription)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독서비스는 대표적인 리스 상품 가운데 하나로, 월정액을 내면 기간에 따라 다양한 차량을 선택해 이용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자동차 업체들간 전기차 경쟁이 심한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에 대한 고객의 경험을 늘리기 위해 구독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은 전기차 구독 서비스 ‘모션’ 서비스를 통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등 10종이 넘는 친환경차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영국과 스페인에서만 운영 중이지만 향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벤츠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구독과 리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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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기차 구입에서 전기차 이용 프로그램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자동차 이용 스타일 변화에도 잘 맞아 떨어진다.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소비에 익숙하고 차량 구입에 큰 돈을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MZ 세대들에게 리스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자동차 이용 방식일 수 있다. 특히 전기차를 타는 것은 밀레니얼들의 ‘친환경 가치 소비’ 성향과 일치하기에 전기차를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다양화 된다면 밀레니얼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현대캐피탈을 시작으로 전기차 이용 프로그램의 시장이 열렸다. 전기차의 스펙트럼이 세단에서 SUV까지 다양화하고 전기차 값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까지 구독으로 돌려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도 시작되고 있다. 친환경 차량에 대한 더 많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전기차 서비스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오는 2030년에는 전기차가 약 23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나 전체 차량의 12%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도로 위 풍경이 펼쳐질 10년 뒤의 미래에 기대가 생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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