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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각광받는 시대다. 다양한 구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창업은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정부, 기업 등 각종 기관들의 창업 지원이 계속해서 확대되어 가는 이유다. 하지만 청년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는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구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스타트업을 청년들은 왜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취업과 창업에 대한 우리 나라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오픈서베이와 힘을 합쳤다. 이번 설문은 전국의 20~30대 남녀 취업준비생 및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독한 취업난 속 청년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조사 결과, 이들은 특정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기보다 '취업난'이라는 그 자체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전체 답변자 중 579명이 '취업 준비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 지 불안하다'라는 응답을 택했다. 구직 활동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실히 드러났다. 청년들은 '취업을 하지 않으면 패배자가 된 것 같다'(519명)고 느끼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라도 취업이 되면 일단 가야겠다'(495명), '취업을 위해서는 연애, 여행 등 삶의 재미를 포기해야겠다'(405명)는 응답에서도 청년들의 불안이 드러났다.
청년들은 취업난이라는 상황 자체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 출처: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그렇다면 청년들은 어디에서 일하고 싶을까?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의 형태는 '공무원/공공기관'이었다. 10명 중 3명 이상(37.5%)이 최소 1년 6개월 이상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준비 기간이 길었음에도, 공무원/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한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었다. '쉽게 해고되지 않을 것 같아서'(33.6%), '복리후생이 잘 되어 있어서'(28.5%), '퇴직 연령이 길 것 같아서'(16.7%) 등이 이유였다. 뒤이어 선호한 기업의 형태는 '대기업'이었다. 무엇보다 청년들은 '연봉이 높아서'(49.6%)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했다.
높은 연봉을 받고, 해고당하지 않는 것이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는 기준이 됐다
/ 출처: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그러나 이들은 정작 자신이 선호하는 일터에 지원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중견/중소기업', '공무원/공공기관', '대기업' 순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취업 장벽이 높은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 지원해 어떻게든 미취업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설문 결과 스타트업을 실제로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은 14.2%로 나타났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도 18.9%였다. 이 같은 선택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는 더 많은 청년들이 스타트업(24.6%)∙창업(31.7%)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재직 중인 직장인들의 상당수는 창업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현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응답자 중 22.9%는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의 타입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이는 대기업(23.2%)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재 일터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커리어 상의 한계를 느껴서/발전이 없어서'(38.3%)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34.9%)라는 답변이 '좀 더 안정적인 회사를 가고 싶어서'(36.8%)라는 답변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 “스타트업 정보 못 찾겠다” “나도 함께 클 수 있는 스타트업 없더라”그렇다면 스타트업을 고려했던 청년들은 실제로 스타트업에 갔을까?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것을 고려해 본 청년들의 59.2%는 실제로 스타트업에 지원해보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창업을 생각해본 사람들도 대부분(74.1%)이 실제로 창업을 하지는 않았다. 왜 스타트업 취업과 창업을 원해도 선택하지 못했을까.
이들은 스타트업 취업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로 '정보의 부족'을 들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도 자세한 기업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스타트업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원할만한 회사를 찾지 못해서'(29.8%) '스타트업 관련 취업 공고를 찾기 어려워서'(17.9%),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의 공고가 뜨지 않아서'(10.7%)과 같이 정보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답변들이 '연봉이 낮아서'(10.7%), '복리후생이 잘되어 있지 않을 것 같아서'(7.1%) 등의 답변들보다 높았다.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해 지원하지 못한 청년들이 많았다.
/ 출처: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회사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도 이유였다. 청년들은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28.2%), '내가 원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해보고 싶어서'(23.2%)와 같은 이유로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이 내세운 이유와 거리가 있었다. '내가 직접 회사를 운영해보고 싶어서'(25.2%),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어서'(19.7%),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19.5%) 등의 개인적인 성취를 강조한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사업 아이템/아이디어가 있어서'(12.6%)나 '사회 문제/불편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6.4%) 등의 답변은 비율이 낮았고, 심지어는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 창업을 생각해봤다’는 사람도 9.3%나 됐다. 스타트업에 합류하고자 하는 청년들은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정작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은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서라기보다 그저 자신의 일을 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의 격차를 반영하는 듯, 청년들은 스타트업에 취업하기 위해 가장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지속적인 회사 비전 공유'(21.1%)를 지목했다.
스타트업에 취업하고픈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임금도, 복리후생도 아닌 회사의 비전이었다.
/ 출처: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창업을 마다한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 지원 부족이었다.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어도 사무공간이나 직원 채용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자본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창업 도전을 주저하는 이유로 ‘창업에 필요한 공간∙자본 등 인프라가 부족하여’(31.4%)라고 답변했다. 창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창업에 필요한 자본 제공’(46.1%)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창업 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교육의 기회가 적은 것도 이유였다. 어떤 점이 개선된다면 창업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창업에 필요한 자본 제공'(46.1%) 다음으로 많은 답변이 '사업 전략, 브랜딩 및 마케팅 등의 업무 교육'(20.7%)이었다. 창업 시에 부딪히는 가장 큰 난관이 창업자 본인이 경험하지 않은 다양한 업무 영역을 커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들을 처리하려다 보니 정작 본인의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데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실제 청년들에게 창업에 필요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질문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들이 '지원'(254회), '정부'(128회), 그리고 '교육'(119회)이었다. 한 응답자는 "창업을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교육이 정책적으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적인 분위기도 스타트업을 꺼리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였다. 스타트업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수반한다. 하지만 창업 실패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게 청년들의 생각이다. 한 응답자는 "많은 사람이 자본 조달의 어려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창업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며 "창업 실패 시 회생 비용과 재기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고, 창업 후 운영에 관한 교육을 지원해달라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 출처: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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