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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집콕’의 시대,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의자란 무엇인가요?” 지난달 29일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북살롱(Book Salon)’에서 모더레이터가 참석자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지난 2005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베를린예술대’ 산하 연구소 ‘디자인트랜스퍼(designtrasfer)’가 주관한 ‘금요 포럼’에서 나눈 가구에 대한 다양한 고찰들을 엮은 책 ‘왜 이 의자입니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좋은 의자’에 대한 논의는 곧 코로나19로 인해 점차 불안해지는 환경 속에서 이전보다 더욱 안전하고 안도감을 주는 공간이 된 집의 새로운 의미,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 된 집을 마치 호텔처럼 쾌적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은 열망이 불러온 ‘가구 플렉스(flex∙한 번에 많은 돈을 쓰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 현상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모두가 강제로 ‘집돌이’ 혹은 ‘집순이’가 되고 있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시대, 집과 그 안을 채우는 가구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장면이다.
흔한 사물에 담긴 가치를 발견하다세계적인 가구 회사 비트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125개 의자 컬렉션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체엄 타임스를 자사 웹사이트에서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한다.
(출처=다큐멘터리 체어 타임스 캡처, 비트라 웹사이트)
가구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는 지난 5월 세계적인 가구 회사 ‘비트라(Vitra)’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체어 타임스(Chair Times)’에서도 감지된다. 비트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의 컬렉션 가운데 125개의 의자를 조명하는 이 다큐멘터리를 자사 웹사이트에서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125개의 의자들을 창고에서 전시장으로 하나하나 옮겨 놓는 모습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의자들이 사실은 지금껏 학교에서, 카페에서 어쩌면 집에서까지 흔히 보아왔던 의자들이란 점에 놀라게 된다. 보통의 ‘학교 의자’가 사실은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장 프루베(Jean Prouve)’의 ‘스탠더드 체어(Standard Chair)’였고, 카페나 갤러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플라스틱 의자는 알고 보니 덴마크의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의 ‘팬톤 체어(Panton Chair)’였던 것.
무엇보다 의자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주변의 그 흔한 가구 안에도 자기 나름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스탠더드 체어에는 장식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보관하고 운반하는 데 집중한 실용주의의 면면이,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첫 번째 일체형 의자인 팬톤 체어에는 획기적으로 발전한 플라스틱 성형 기술이 녹아들어있는 것이 그 예다.
비트라의 명예 회장 롤프 펠바움이 장 프루베의 스탠더드 체어, 베르너 팬톤의 팬톤 체어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의자 디자인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다큐멘터리 체어 타임스 캡처, 비트라 웹사이트)
비트라의 명예 회장 ‘롤프 펠바움(Rolf Fehlbaum)’이 ‘의자는 앉는 사람의 초상이자, 의자를 통해 그 시대를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가구는 이제 소모품과 장식품을 넘어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반영하는 매개체로 인식되고 있다.
전시되는 작품이 아니라, 일상에서 쓰여지는 가구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인정한다 할지라도, 예술 작품처럼 전시되기만 하는 값비싼 가구는 어쩐지 알맹이가 없어 보인다. 가구는 일상에서 편히 사용되는 데에 본질이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오픈해 주목 받고 있는 ‘톰 딕슨, 카페 더 마티니(Tom Dixon, Café The Martini)’에서도 이렇듯 가구를 소비하는 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국내에는 ‘미러볼(Mirror Ball)’ 조명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 ‘톰 딕슨’이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조명 등으로 채워진 이 카페에서 가구는 전시의 대상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디저트를 먹는 가운데 직접 손으로 만지고, 몸을 기대며 사용하는 일상적인 소품에 다름 아니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는 오는 8월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숍 더콘란샵이 소개하는 다양한 가구와 조명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숍 ‘더콘란샵(The Conran Shop)’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유명 가구 전시를 선보이고 있는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도 ‘만지지 마시오’와 같은 푯말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대신 ‘한스 웨그너(Hans J. Wegner)’의 ‘자이언트 쉘 체어(Giat Shell Chair)’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LC4 셰이즈(Chiase)’에 앉아 중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거나, ‘폴 헤닝센(Poul Hennigsen)’의 ‘PH5’ 조명과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판텔라 미니(Panthella Mini)’ 조명 아래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바라보는 가구가 아닌 직접적인 체험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가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경험하는 가구 디자인앞서 소개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북살롱, 더콘란샵과의 컬래버레이션 전시는 다음달까지 진행될 ‘디자인 테마 01: 가구 디자인’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디자인 전문 기관으로서 디자인의 세부 영역을 심도 있게 풀어내는 ‘디자인 테마’를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첫번째 주제로 가구 디자인을 선택했다. 가구 디자인의 피상적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에서 머물지 않고, 가구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직접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다.
(왼쪽) 지난달 26일, 가구에 관한 다양한 고찰을 담은 책 ‘왜 이 의자입니까’를 함께 읽으며 진행된 북살롱 현장
(가운데, 오른쪽) ‘가구 예찬(Ode to the Furniture)’,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 등 매월 주제를 정해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소장한 희귀본 컬렉션을 선보이는 레어 컬렉션
먼저 전설적인 가구 명작을 파헤치는 책 ‘명품 가구의 비밀’과 가구 너머 사물을 보는 시선을 이야기하는 책 ‘사물의 철학’을 남은 두 번의 북살롱에서 차례로 살펴볼 예정이다. 더콘란샵과의 전시가 이달 30일 마무리된 후엔, 빈티지 가구 컬렉팅숍 ‘원오디너리맨션(One Ordinary Mansion)’의 빈티지 가구 전시가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이 밖에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어려운 희귀 도서를 소개하는 ‘레어 컬렉션(Rare Collection)’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특별히 가구 디자인을 주제로 진행되며, 레어 컬렉션을 안내하는 북 도슨트 프로그램 또한 준비되어 있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적인 공간의 의미가 더욱 커진 지금, 책∙전시∙북살롱∙북토크 등 다양한 형태로 가구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대카드 DIVE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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