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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곧 장르'였던 72시간의 기록


'2023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은 다른 페스티벌과 무엇이 달랐을까?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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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부터 사흘간,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 언더스테이지, 뮤직 라이브러리, 스토리지, 아트 라이브러리를 포함한 이태원 현대카드 구역 일대가 5만여 명의 인파로 물들었다. 토크∙공연∙전시∙버스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학문∙경영∙기술 등 각 분야의 독보적인 아이콘들을 만날 수 있는 현대카드의 문화 융복합 이벤트 ‘2023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이하 다빈치모텔)’이 열렸기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우연히 모터호텔(Motor Hotel)에 머물러 휴식을 취하던 투숙객처럼, 72시간 동안 다빈치모텔에 머물며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세계를 이해하고 인간을 사랑하게 만드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

다빈치모텔의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된 15일 오후 5시. 언더스테이지에선 뮤지션 멜로망스가 촉촉한 음악을 선사하는 사이, 스토리지에서는 영화미술 감독 류성희가 ‘장면을 여는 순간’을 주제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편 뮤직 라이브러리에선 생태학자 최재천이 인간이 자연과 생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하는 중이었다.

최근 넘쳐나는 뮤직 페스티벌, 아트 페스티벌, 인문학 페스티벌의 명징함과 달리 다빈치모텔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가 영 쉽지 않다. 문학, 음악, 인문학, 과학기술, 스포츠,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지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까닭이다. 하지만 각 분야의 아이콘들이 다빈치모텔에 투숙하며 나눈 말에 귀를 기울이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이 문화 융복합 이벤트의 면면이 어떤 공통점을 지니는지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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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는 사람에 대한 관심 때문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을 사랑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미술 감독 류성희)
“브랜딩이란 결국 내가 누군지를 알아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자기다움’ ‘정체성’을 찾는 일입니다.” (현대카드 CEO 정태영 &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20년 가까이 창작 활동을 하면서 잊지 않는 한가지는 인간의 말 속에 이미 음악이 있다는 거예요.” (뮤지션 장기하)
“소설을 통해 다양한 삶을 경험하면서 세상의 여러 에피소드를 누리면서 살아보세요.” (작가/영화감독 천명관)
“죽음을 넘어서 영원히 살 수 있으려면 삶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합니다.” (법의학자 유성호)

다빈치모텔은 미술, 건축, 과학, 문학 등 분야를 넘나들며 천재성을 발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이름과 콘셉트를 착안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상징하는 르네상스는 결국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 태생에서 유추할 수 있듯 다빈치모텔의 다채로운 공연, 토크, 강연 등을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나 자신을 포함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게 된다. 다빈치모텔은 현대카드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을 사랑하는 자리였다.

몸으로 부딪히며 즐겁게 경험하는 미래의 기술

“오른쪽에 펼쳐진 캘리포니아 사막이 보이시나요? 자동차 한 대가 달려오고 있죠? 이제 손으로 주유기를 뽑아서 기름을 넣어주세요. 그리고 열쇠를 들고 다빈치모텔에 체크인하세요. 손을 들어 투숙객들에게 인사하시겠어요?” 뮤직 라이브러리 앞 광장, 헤드셋을 착용한 다빈치모텔 관객들이 허공에 손을 흔드는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메타(META)의 신기술인 MR(Mixed Reality, 혼합 현실)을 통해 다빈치모텔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이며 체험하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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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헌터(HUNTER)’, ‘온 더 스팟(On the spot)’ 등 이웃 매장을 돌아다니며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느라 여념이 없는 관객들 또한 만날 수 있었다. NE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아트의 선구자 톰 삭스(Tom Sachs)의 다빈치모텔 한정판 NFT 패치를 무료로 받기 위해 미션 수행중이었던 것. 앞서 현대카드는 불법 암표 근절을 위해 국내 문화 이벤트 최초로 행사 티켓 전량을 NFT로 발행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다빈치모텔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NFT 티켓을 구매하고, 게임을 통해 NFT 패치를 수령하고, 톰 삭스의 강연까지 듣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난해한 개념의 NFT에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NFT, 블록체인, MR, VR, AR…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세계에서 우리는 가끔 피로를 느낀다. 하지만 다빈치모텔은 그 새로운 기술이 공부해야만 하는 과제가 아니라, 일상을 풍부하게 해주는 발견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기회였다. 이날의 즐거운 경험으로 인해 관객들은 먼 훗날 톰 삭스가 강연에서 한 말을 이해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늘 회의주의적인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과학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어떻게 하면 내 삶을 더 잘 영위할 수 있을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비대면의 시대, 직접 만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다

“이렇게 관객 가까이에 선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저만 나이든 줄 알았더니 팬들도 많이 나이가 들었네요. 덕분에 외롭지 않아요(웃음).” 다빈치모텔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이효리가 관객들을 향해 농담을 건넸다. 언더스테이지의 무대와 관객석 사이는 서로의 세월이 느껴질 정도로 유독 가까웠다. “유튜브에서만 활동하다 보니 이렇게 관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설레고 긴장됩니다.” 코미디 크루 숏박스 역시 눈 앞에서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숏박스는 관객들의 연애 고민을 함께 나누며 웃고, 공감하고, 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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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에 걸친 팬데믹과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은 ‘혼자’와 ‘비대면’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다빈치모텔은 역설적으로 직접 만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효리는 50분으로 예정되어 있던 공연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20분 동안 공연을 펼쳤다. 두 곡의 앵콜곡을 마친 후에도 ‘평소 팬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며 무대를 떠나지 않고 한참이나 팬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영화미술 감독 류성희는 강연을 마친 후 따로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스토리보드북에 싸인을 받던 관객이 ‘감독님,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작업해주세요’라며 귀여운 팬심을 고백했다.

그런데 이렇듯 물리적인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이벤트라고 해서 디지털 시대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정태영 현대카드 CEO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함께 마련한 토크쇼에서 ‘정태영 내 꿈’이라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참석한 관객이 질문했다. “현대카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을 다루는 회사인데, 왜 오프라인 공간과 이벤트를 만드는 건가요?” 그러자 정태영 현대카드 CEO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우리는 어떤 기술을 갖고 있다’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자신의 기업을 소개한다. 금융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은 브랜딩이 필요하다”라고 답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여러분 오늘 다빈치모텔 오셔서 경험한 것들을 모두 소셜미디어에 올리실 거잖아요? 저희가 그러시라고 이 판을 벌인 겁니다(웃음).”

다빈치모텔, 이태원 온 마을이 함께하는 잔치

“이 옆으로 서서 관람해 주세요.” 다빈치모텔 둘째 날 뮤지션 이적이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창문을 열고 나와 테라스를 누비며 ‘하늘을 달리다’를 부를 때에도, 셋째 날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 ‘라포엠’이 부르는 ‘오페라의 유령’이 울려 퍼질 때에도 어김없이 이태원 거리를 걷던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하지만 안전 요원들은 티켓이 매진되어 미처 예매하지 못한 사람들, 우연히 이태원을 지나다 들린 사람들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더 안전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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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모텔이 진행되는 72시간 동안 이태원은 마치 노래하고, 춤추고, 먹고, 마시며 잔치를 벌이는 마을 같았다. 비단 아티스트들의 깜짝 무대뿐만 아니라, 이태원역과 한강진역 사이에 위치한 이웃 업장들이 다빈치모텔에 함께 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주변 10개 매장에서 깜짝 버스킹을 선보여 행인들의 귀를 간지럽혔고, 강렬한 색감의 팝아트적 이미지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 서인지의 아트월을 이웃 업장에 설치해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이웃 매장들도 직접 나섰다. 업사이클링 카드 지갑 만들기, 버번 위스키 칵테일 클래스 등 각양각색의 워크숍이 이어졌다. 아예 다빈치모텔 공식 편의점 명찰을 단 ‘이마트24’와 공식 카페이자 바(bar) 역할을 맡은 ‘아벡쉐리(Avèk chéri)’를 비롯해 총 22곳의 이웃 매장들은 현대카드 결제 시 할인을 제공하거나 음료와 술을 비롯해 다빈치모텔 관객들만을 위한 선물을 선사했다.

덕분에 유료 관객을 포함해 총 5만 명이 이태원을 오가며 다빈치모텔을 즐겼다. 침체된 상권 때문에 고심이 깊었던 이웃 상점들 또한 잠시나마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온 마을이 함께하는 축제이자 잔치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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