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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 건수는 373만 건으로, 같은 해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 184만 5329대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규모는 약 30조원 규모로, 개인 간 거래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서 관련 비즈니스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중고차를 사고 파는 매매상사만 전국에 약 3000개가 넘고, 소속된 중고차 딜러수만 약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관련 중고차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사와 중간의 제휴점을 포함하면 중고차를 둘러싼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되는 중고차 시장지인간 거래를 통해 중고차를 주로 사고 팔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중고차를 구입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중고차 매매 업체를 통하는 것이다. 자동차관리법 제2조 7항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은 ‘자동차의 매매 또는 매매알선 및 그 등록신청의 대행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중고차를 사고 팔고 알선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는 의미에서 신차 판매업보다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1979년 서울 장안평에 대규모 중고차 매매 단지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종의 매매 플랫폼이 생겨난 것. 매매 단지는 매매업체와 정비업체, 금융사, 기타 거래를 위한 편의시설 등을 한 건물에 갖춘 백화점식 대단지 형태로 형성됐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오프라인 중심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은 지난 2010년대 초반 몇몇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 온라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SK엔카의 경우 현재 온라인 매매 플랫폼에 연간 100만여대의 매물이 등록되고, 하루 방문자 수만 평균 4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온라인을 통한 중고차 거래를 반대했던 딜러들도 대세를 거르지 못하고, 플랫폼에 올라타면서 중고차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되기 시작했다.
중고차, 디지털로 레몬마켓의 오명 벗는다최근 중고차 시장에서의 새로운 화두는 바로 디지털이다.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 마켓’으로 불린다. 겉과 속이 다른 불량품을 빗대어 표현하는 ‘레몬’이 현재의 중고차 시장과 닮았기 때문이다. 사고이력과 부품 교체 여부 등 차량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겉과 속이 다른 차량으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해왔다.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던 중고차 업계가 새로운 해결책을 찾은 곳이 ‘디지털’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주고받는 정보와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 중고차 시장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하는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분산해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과 불투명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BMW는 차량의 주행거리를 조작하지 못하게 모니터링 하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프랑스 르노(Renault)사는 자동차 제조 단계에 발급한 ID를 바탕으로 유지 보수 시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자동으로 저장하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삼성SDS와 손잡고 장안평 중고차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현대캐피탈은 인공지능(AI)과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한 ‘알고리즘 엔진’을 개발했다. 150만건의 중고차 거래 이력을 분석해 생성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가격 변화 추이를 학습하게 해 시세를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가격 추이를 분석하기 때문에 미래 시세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올 초에는 가상현실 기반 360VR 기술을 적용해 마치 인터넷 쇼핑을 하듯 차량 내외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지난 2016년 내놓은 온라인샵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한 것. 무엇보다 인증중고차에 적용된 ‘디지털 자동차 신청 시스템’이 차량 구매 과정에 필요한 복잡한 절차를 줄여줘 쉽고 간편하게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
국내외 사례를 보듯 차량 제조사, 금융사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중고차 시장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는 추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가격이나 차량 안전 등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데 있어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불신을 줄이는데 디지털 기술이 큰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