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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때 7700명이 한 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고?


시공간을 초월해 뜨겁게 소통했던 지난 15일 밤 클럽하우스 이야기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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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는 2년째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 바이러스는 2019년 말 ‘왕관’이라는 뜻만큼이나 화려하게 등장해 오늘 이 시간까지 주위를 맴돌고 있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질병의 고통을 남긴 코로나19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애쓰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낼 방법을 찾아냈다. 입을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만나지 않는 것. 사람을 그리고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옮겨 다니는 몹쓸 바이러스를 물리칠 극한 처방은 바로 이 두 가지였다.

그리하여 인류는 ‘커뮤니케이션 결핍’이라는 고통을 얻게 된다.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고 밥을 먹는 일상적인 생활이 비정상이 되었다. 설사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어야 하니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도 않고 서로 목소리만 높이게 될 뿐이다. 만남은 점점 피곤한 일이 되어 가고 또다시 공감과 경청의 기회는 줄어들어 결국 인류는 ‘코로나 블루’라는 합병증을 얻게 됐다.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로 몰려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인파가 몰린 곳은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다분히 정적인 소통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움직이는 서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에 인파가 몰렸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는 ‘라이브 방송(라방)’을 열었고, 온라인 쇼핑몰도 실시간 방송으로 물건을 팔았다. 사람들은 소통한다는 느낌을 원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단절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gettyimageskorea.com>. 
 

코로나19의 한 가운데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 미디어 ‘클럽하우스(Clubhouse)’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큰 환호를 받고 있다. 작년 4월 서비스를 오픈 후 1년도 채 안 된 올해 초까지 600만 명이 넘게 가입했고, 일부에서는 그 수가 1000만 명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미 가입한 사람의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어 폐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 인기만큼이나 한계도 빠르게 무너지는 중이다.

지난 2020년 4월 미국에서 탄생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는 최근 한국에서도 신규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으며 유명 정치인, 연예인, 기업인 등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출처=App store>

클럽하우스가 여느 소셜미디어와 다른 점은 바로 ‘오디오 기반 서비스’라는 점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방(room)을 만들 수 있고 거기 모인 사람들끼리 대화를 주고받는다. 영상이나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글을 남기는 기능 따위는 없다. 오로지 ‘목소리’ 하나에 의지해 소통한다. 말하기 싫다면 리스너(listener)로만 남아 듣기만 해도 된다.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손을 들면 모더레이터(moderater)라 불리는 진행자가 스피커(speaker)로 지정해 주는데 그때 발언하면 된다.

클럽하우스는 이곳을 듣고 말하는 사람 모두가 존중받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Be yourself(솔직해라)’ ‘Be respectful(상대를 존중해라)’ ‘Be inclusive(서로를 포용해라)’ ‘Build empathy and understanding(공감하고 이해해라)’ ‘Foster meaningful and genuine connections(뜻깊고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가라)’. 이 다섯 가지가 클럽하우스 측이 사용자들이 지키길 원하는 원칙인 이유다.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 다섯 번째 라이브러리가 생긴다고?!

지난 15일 밤 바로 이 클럽하우스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 한 방이 있었다.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라는 이름의 이 방은 이미 이날 오후부터 많은 클럽하우스 사용자들 사이에서 꼭 들어가봐야 할 방으로 회자되고 있었다. 카드사 CEO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자신만의 브랜딩과 디자인에 관한 철학으로 한국 문화계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이 스피커로 나선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권위보다는 소통을 강조해온 그였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았다.

당초 예정된 시간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두 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의 대화는 정 부회장 혼자만의 원맨쇼가 아니었다. 현대카드의 브랜딩 활동에 대해 잘 아는 네 명의 전문가들과 수천 명에 달하는 스피커들이 함께 참여했다. 야근 후 지하철로 퇴근 중인 직장인,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 들러 매일 출근도장을 찍는다는 열정의 디자인 학도, 현대카드 본사 건물 앞을 지나며 영감을 받는다는 젊음, 휴가 나온 군인, 그리고 현대카드를 떠났지만 여전히 현대카드를 최고의 회사로 생각한다는 전 직원까지 다양한 분야의 스피커들이 정 부회장에게 거침없이 질문을 던졌고, 이 모두에 정 부회장은 답변했다.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현대카드는 여러 오프라인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은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저희가 왜 공간을 만들까요? 음, 많은 서비스들이 온라인 중심으로 돌아가죠. 이런 회사들이 많아질수록 눈으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왜 만들지 않는가’라고 질문하고 싶어요. 저희 PLCC(사업자 전용 신용카드) 파트너사 중에 디지털 서비스 강화하는 곳들 많은데요. 여기 CEO들 만나보면 모두 오프라인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요. 모든 것이 디지털화할수록 공간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것이죠. 저희가 비즈니스적으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얘기해도, 오프라인 공간은 계속 늘려가려는 이유입니다.”

정 부회장은 스피커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현대카드가 준비하고 있는 공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카드가 지금까지 만들고 운영해온 공간에 관한 책이 곧 출간된다는 것과 함께 디자인, 트래블, 뮤직, 쿠킹에 이은 다섯 번째 라이브러리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안타깝게도 그 주제가 무엇이 될지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뮤직 라이브러리의 대중성과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프로페셔널함 그 중간적 성격의 공간이 될 것 같다는 힌트를 남겼다.

7700명이 한데 모여 말하고 또 듣고···생명력 넘치는 소통이 가능했던 그날 밤

정 부회장은 공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놓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바이닐 앤 플라스틱(V&P)의 경우는 어쩌면 실패 케이스일 수도 있어요. 제가 영감을 받은 공간은 대만 타이페이의 청핀서점(诚品书店)입니다. 청핀서점이 24시간 문을 여는데요,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자리가 서울 이태원이어서 특성을 고려해 새벽 2시까지 여는 공간으로 운영하려 했으나, 생각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하지 않으시더라고요(웃음).”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만든 방이었지만, 선도 경계도 없이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한 스피커가 코로나19에 따른 현대카드의 일하는 방식 및 일하는 공간에 대한 변화에 대해서 질문했다. 정 부회장은 “갑작스럽게 시작된 재택근무인데 생각보다 너무 제대로, 잘 운영되고 또 직원들이 성과를 내서 쇼크를 받았다”라며 “코로나가 물러가도 재택근무 트렌드는 계속되겠지만, 모두가 재택근무를 하는 것보다는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맡은 분야나 일하는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시간 20분가량의 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3000명대 초반에 불과했던 리스너 수는 7700명까지 늘어났다. 정 부회장이 정해진 질문지와 대본을 놓고 줄줄 읽었다거나 혼자 주구장창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면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수 천명이 한 방에 머물며 말하고, 무엇보다 들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코로나19로 만남과 대화의 한계가 분명한 이 시대에 이날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라는 이름의 방은 클럽하우스가, 그리고 우리가 원하고 또 바라는 공간의 한 모델을 보여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클럽하우스에서의 열정적인 첫날밤을 보낸 정 부회장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소회를 남겼다. ‘그동안 지켜만 보던 클럽하우스에 어젯밤 첫 베타 데뷔. 두 시간 동안 스페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제된 생각을 올리는 기존 앱들과 달리 시나리오가 없이 생명력 넘치는 소통이 가능한 앱이다.’

클럽하우스를 통해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한때 리스너 수가 7700명까지 몰렸다.
<출처=클럽하우스 캡쳐>

7700명이 한데 모여 말하고 또 듣고···생명력 넘치는 소통이 가능했던 그날 밤

클럽하우스를 통해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한때 리스너 수가 7700명까지 몰렸다.
<출처=클럽하우스 캡쳐>

정 부회장은 공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놓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바이닐 앤 플라스틱(V&P)의 경우는 어쩌면 실패 케이스일 수도 있어요. 제가 영감을 받은 공간은 대만 타이페이의 청핀서점(诚品书店)입니다. 청핀서점이 24시간 문을 여는데요,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자리가 서울 이태원이어서 특성을 고려해 새벽 2시까지 여는 공간으로 운영하려 했으나, 생각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하지 않으시더라고요(웃음).”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만든 방이었지만, 선도 경계도 없이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한 스피커가 코로나19에 따른 현대카드의 일하는 방식 및 일하는 공간에 대한 변화에 대해서 질문했다. 정 부회장은 “갑작스럽게 시작된 재택근무인데 생각보다 너무 제대로, 잘 운영되고 또 직원들이 성과를 내서 쇼크를 받았다”라며 “코로나가 물러가도 재택근무 트렌드는 계속되겠지만, 모두가 재택근무를 하는 것보다는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맡은 분야나 일하는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시간 20분가량의 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3000명대 초반에 불과했던 리스너 수는 7700명까지 늘어났다. 정 부회장이 정해진 질문지와 대본을 놓고 줄줄 읽었다거나 혼자 주구장창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면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수 천명이 한 방에 머물며 말하고, 무엇보다 들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코로나19로 만남과 대화의 한계가 분명한 이 시대에 이날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라는 이름의 방은 클럽하우스가, 그리고 우리가 원하고 또 바라는 공간의 한 모델을 보여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클럽하우스에서의 열정적인 첫날밤을 보낸 정 부회장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소회를 남겼다. ‘그동안 지켜만 보던 클럽하우스에 어젯밤 첫 베타 데뷔. 두 시간 동안 스페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제된 생각을 올리는 기존 앱들과 달리 시나리오가 없이 생명력 넘치는 소통이 가능한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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