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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근원에 대한 공학적 탐구를 예술로 승화하다


현대카드, 네덜란드 출신 아티스트 듀오 DRIFT의 ‘In Sync with the Earth’ 展 개최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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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네덜란드 출신 아티스트 듀오 ‘드리프트(DRIFT)’의 아시아 첫 전시를 개최한다.

현대카드는 오는 8일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서울 한남동에 있는 전시∙문화 공간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에서 ‘DRIFT: In Sync with the Earth’ 전시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007년 로네케 홀다인(Lonneke Gordijn)과 랄프 나우타(Ralph Nauta)가 결성한 드리프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듀오다. 드리프트는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Amsterdam)’, 주목받는 신진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선보이는 미국 뉴욕의 ‘더 쉐드(the Shed)’ 등에서 개인전을 열어 글로벌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드리프트는 조각, 설치,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조각이나 물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빛(light)이나 꽃봉오리, 새 등 자연적인 대상의 형태나 움직임을 공학적인 방식으로 설계∙제작해 예술로 승화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드리프트의 이와 같은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는 4개의 시리즈를 선보인다. 먼저 천정에 매달은 구조물의 움직임을 통해 꽃봉오리의 개화 과정을 표현한 ‘샤이라이트(Shylight)’를 비롯해, 스무쌍의 유리관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갯짓을 재해석한 ‘앰플리튜드(Amplitude)’, 민들레 1만5000 송이를 건조해 각각을 LED 전구에 붙여 완성한 조명 작품 ‘프래자일 퓨처(Fragile Future)’, 그리고 생명체나 사물을 해체해 이들을 재료와 소재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머테리얼리즘(Materialism)’ 등이다.

드리프트는 이번 아시아 첫 개인전을 기념해 머테리얼리즘 시리즈의 신작 4점도 선보인다. 오락기와 인형을 해체해 사회적 맥락과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바비(Barbie)’ ‘게임보이(Gameboy)’ ‘게임(Game)’ 등 3점과 한국의 음식 가운데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라면을 해체하는 ‘신라면(Shin Ramyun)’ 등이다. 이와 함께 드리프트가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섹션도 마련했다.

드리프트는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러시아 ‘개러지 현대미술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등과 같은 유수의 미술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또 2014년에는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Arte Laguna Prize)를, 2019년에는 영국의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DEZEEN)’이 선정하는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드리프트는 인간과 환경의 연결성이라는 주제를 공학적 기술을 활용해 퍼포먼스적 율동감과 리듬감으로 표현해 낸다”며 “현대카드가 기획한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기술, 이 둘 사이의 공존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작품]


1. 샤이라이트(Shylight)

Shylight, 2006-2014. Installation view, DRIFT: In Sync with the Earth, Storage by Hyundai Card, 2022.

꽃들의 수면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움직이는 조각으로 공학적 설계를 통해 자연의 원리를 재현했다. 수면운동이란 밤낮의 길이와 온·습도에 반응하여 잎과 봉우리를 스스로 움직이는 개폐 활동을 의미한다. DRIFT는 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적응해 나가는 자연의 모습이 마치 인간이 환경에 적응해가는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을 포착했다. 100번 이상의 레이저 커팅과 40시간 이상의 손바느질을 거쳐 다듬어진 실크 꽃잎, mm단위까지 조정해 꽃대 기계의 메커니즘을 만들어냈다.



2. 앰플리튜드(Amplitude)

Amplitude, 2015. Installation view, DRIFT: In Sync with the Earth, Storage by Hyundai Card, 2022.

중심축을 기준으로 놓인 20여 쌍의 투명 유리관은 새가 날갯짓 하듯 스스로의 동력을 이용하고비행 모션의 각기 다른 단계를 포착하여 움직임 자체만으로 추상적인 공간을 만든다. 비행을 위한 구조 또는 뼈대처럼 보이는 유리관에는 섬세하게 적용된 조명 빛이 반사되고, 그 빛이 따라 흐르는 부드러운 움직임과 빛의 조화는 신비롭고 숭고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규칙적인 운동성을 기반으로 인간을 둘러싼 모든 곳에 있는 이분법적 관계와 그 사이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병렬 전시(Collateral Event)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3. 프래자일 퓨처(Fragile Future)

Fragile Future, 2019. Installation view, DRIFT: In Sync with the Earth, Storage by Hyundai Card, 2022.

민들레 조명으로 이루어진 빛 조각으로 자연과 기술의 공존을 보여주는 DRIFT의 대표작이다. 봄 시즌 암스테르담 전역에서 채취한 약 1만5000여 송이의 민들레를 건조시킨 후 씨앗 하나하나를 핀셋으로 떼어 LED 전구에 붙여서 완성했다. 긴 시간 노동 집약적인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이 작품은 자연물인 동시에 인공물이다. 기술과 자연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두 요소가 융합되고 지속되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자연 나아가 지구에 대해 비평적이지만 따뜻한 관점으로 접근한다.



4. 머테리얼리즘(Materialism)

The Artist she/her and The Artist he/him, part of the Materialism series, 2021. Installation view, DRIFT: In Sync with the Earth, Storage by Hyundai Card, 2022.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물질의 개념으로 치환한 작품이다. 사물이 재료의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다면, DRIFT는 역으로 ‘이미 만들어진 사물, 오브제’를 원 재료의 상태로 해체한다. 우리 일상의 일부이자 기술의 진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오브제들은 철, 구리, 알루미늄등 이를 구성하는 재료의 단위로 해체되고, 그 물질의 규모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확한 양의 블록 형태로 전환된다. ‘The Artist she/her’와 ‘The Artist he/him’은 작가 스스로가 인간을 대표해 자신을 물질적 관점에서 접근∙분해하고 전혀 다른 인공의 사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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