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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없는 아침과 담배 없는 점심시간을 상상할 수 없다. 피로는 늘어만 가고 집중력은 줄어들기만 하니, 근무 시간과 순도 100%의 ‘일’하는 시간은 점차 반비례 그래프를 그린다. 최소 8시간을 꼬박 일에만 몰두할 수 없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좋은 휴식을 통해 순도 높은 ‘일’이 가능해지지는 않을까? 분명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줄어드는데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뿜뿜’하고 업무 효율은 ‘쑥쑥’ 올라가게 만드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휴게 공간을 소개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놀아라, 몸으로현대카드·현대캐피탈본사 2관 로비에서 전자 농구를 즐기고 있는 임직원(좌), 1관 로비에 설치된 에어 하키(우)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여의도 본사 로비에 들어서면 금융회사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큰 함성 혹은 한숨 소리가 먼저 반긴다. 동료들과 함께 에어 하키, 전자 농구, 전자 다트, 탁구 등을 즐기는 임직원들 덕분이다.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층마다 위치한 휴게실에 도착하면 이번엔 ‘철권’ ‘테트리스’와 같은 아케이드 게임에 몰두해 있는 임직원들의 뒷모습이 맞이한다. 최근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임직원들의 휴게 공간에 다양한 놀이 시설을 마련하면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풍경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본사 1관 애자일 오피스에서
아케이드 게임을 하며 휴식 중인 임직원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다. 근무 시간이 곧 생산성으로 직결되던 과거와 달리,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반짝이는 영감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지난해 3월 <조직행동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에 실린 콜롬비아 비즈니스스쿨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업무 사이 사이 의식적으로라도 휴식 시간을 가져야 아이디어가 고갈되거나 고착화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심지어 스스로는 생각이 잘 풀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조차 쉬어야 한다. 인간의 두뇌는 쉬지 않을 경우 중복된 아이디어만 계속해서 생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훨씬 더 바람직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변화된 시대에, 휴식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생산성을 불러 일으키는 기폭제인 셈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본사 1관 로비에 설치된 탁구대(좌), 애자일 오피스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위한 전자 다트 게임(우)
하지만 단순히 머리를 쉬게 한다고 해서, 놀랄만한 생각이 탄생하지는 않는다. 그럴 땐 응용학습심리학자이자 발달분자생물학자인 존 메디나 교수가 그의 저서 <브레인 룰스 : 의식의 등장에서 생각의 실현까지>에서 제시한 뇌를 움직이는 첫번째 규칙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 생각도 움직인다. 생각의 엔진은 운동이다’는 존 메디나의 말처럼, 동료들과 함께 농구공과 다트를 던지고, 조이스틱을 쥐고 흔들고, 탁구를 칠 때 마치 엔진이 연료를 끌어올리듯 이전과는 다른 생각의 단초들이 ‘뽐뿌질’되어 올라오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졸아라, 눈치 보지 말고현대카드·현대캐피탈 본사 2관에 마련된 ‘Nap & Relax Zone’(좌), 빈 백을 놓아 임직원들의 휴식을 돕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휴게실(우)
아인슈타인, 나폴레옹, 레오나르도 다빈치, 케네디, 레이건… 낮잠을 즐겼다는 위인은 즐비하지만, 비범할 수 없는 보통의 직장인들은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졸면서도 죄책감을 느낀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증명하듯 최근 ‘잠’과 ‘경제’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 산업)’가 떠오르는 가운데, 점심밥보다 잠이 급한 직장인들로 인해 수면 카페는 점차 늘어만 가는 중이다.
하지만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임직원은 수면 카페로 내몰리는 대신, 사내 곳곳에 마련된 ‘Nap & Relax Zone’으로 향한다. 지난 2016년 언제든 한 시간 내에서 자유롭게 식사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점심시간을 자율화하면서, 임직원들이 근무 시간 중에도 자유롭게 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Nap & Relax Zone’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본사 피트니스 센터 안의 GX룸과 검도장·복싱장이 업무 시간 중에는 이용률이 낮은 점을 고려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뒤이어 본사 2관엔 항공기 일등석을 참고해 설계한 소파를 비치했다. 임직원들이 집중적으로 피로를 풀고 업무에 복귀해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회사가 눈치보지 않을 수 있는 수면 공간을 앞장 서서 만든 것이다. 최근엔 각 층별 휴게실을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일반적인 의자 대신 빈 백(몸의 형태에 따라 자유롭게 형태가 변형되는 소파)을 놓기도 했다. 잠까지는 아니더라도 몸의 긴장을 풀고 잠시 눈을 붙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낮잠이 혹시 업무 능률을 해치지는 않을까? 1980년대 말 미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청(FAA)은 우주인들의 낮잠과 생체 리듬, 업무 수행의 연관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95년 ‘26분의 낮잠을 통해 업무 수행 능력은 34%, 집중력은 54%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후 이른바 ‘파워 낮잠(Power Nap)’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사실 멀리서 어려운 연구 결과를 가져올 필요도 없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을까? 점심 식사 후 졸음이 쏟아질 때 10분이라도 자고 일어나면 금세 잠이 달아나지만, 졸음을 꾹 참다간 되레 오후 내내 졸려서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힌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