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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더워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영상 40도를 넘보는 미친 더위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되는 1994년의 폭염도 너끈히 넘어설 정도라니, 더 말해 뭐하겠는가? 매일을 복날같이 보내도 시원치 않을 요즘,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진이 빠지니 입맛이 살아있을 리 만무하다. 이런 더위엔 “오늘 점심은 또 뭘 먹나” 고민하는 것 조차 사치다.
이런 당신을 위해 ‘HCS 미식(美食) 어벤져스’가 나섰다. 점심시간 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본사가 있는 서울 서여의도 어딘가에서 음식을 음미하던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미식가들이다. ‘나만의 보양식’을 추천한 HCS 직원 50여명 가운데 남다른 미식평을 내놓은 10명을 선정해 이름하여 ‘HCS 미식 어벤져스’로 명명했다.
삼계탕? 추어탕? 이런 뻔한 메뉴들은 가라. 늘 먹던 음식도 새롭게 즐길 수 있도록 당신의 지친 영혼을 달래줄 서여의도의 식당과 음식들이다. 군침 절로 돌게 할, 미식 어벤져스들의 미식평을 읽어보자. 더위에 스러져버린 우리들의 미뢰가 벌떡 일어날지 모른다.
HCS의 고독한 미식가들이 말한다··· 로또 당첨되고 바닷가로 떠나는 피크닉 같은 맛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 29 정우빌딩 지하1층
“뜨거운 도심 속에서의 물회 한 그릇.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고 할까? 밥 한술 크게 떠서 맛있게 비벼 내 위를 든든히 하고, 시원한 냉수를 부어 물회 한 사발 들이키면, 몸 안 구석구석 파고드는 원기와 냉기로 더위는 잊은 지 오래. 냉장고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무엇인가? 어서 가서 냉장고를 몸에 담아 오게.”
서준범·해외리스크기획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11 프린스텔 1층
“만두는 사실 싸구려 음식이 아니야. 만두피는 물을 적당히 넣어 찰기가 있도록 반죽해야 하고, 만두소에는 고기, 당면, 버섯, 두부, 부추, 양파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재료가 들어가지.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야 제 맛. 모든 영양이 들어있는 고급 음식인 것이지. 그런데 그런 만두를 이틀 동안 우려낸 진한 사골 육수에 넣어 먹는다네. 이걸 느끼며 만둣국을 먹어봐. 이건 마치 집에서 요강으로 쓰던 도자기가 알고 보니 조선후기 백자 달항아리인 것을 알았을 때의 느낌! 미식의 로또! 볼품없고 투박해도 이게 진짜지.”
장은지·기업문화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6 여의도아크로폴리스 1층
“주문과 동시에 내 몸은 이미 어느 한적한 바닷가로 피크닉을 떠나는 느낌이지. 거기서 도시락을 까먹는 상상을 해봐. 그것도 한식을 베이스로 한 화려한 일식으로 무장한 고급 벤또를 말이야. 답답한 일상 속에서 내 몸과 정신을 힐링하게 도와 주는 건 이 친구뿐이야.”
윤장욱·Fleet1지점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7 장덕빌딩 지하1층
“육수 위에 피어나는 한 다발 부케 같은 채소들과 얇게 저며 따뜻한 육수에 금방 데쳐 올린 야들야들한 소고기의 환상궁합, 완벽조합! 자극적이고 무거운 메뉴로 식곤증에 흐물거리는 오후는 Never. 채소가 가볍게 속을 채우고 따뜻한 육수로 아랫배를 데워주니 차디찬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도 복통은 전혀 걱정이 없습니다. 쭉쭉 추가하는 채소의 자연스런 단맛에 몸도 마음도 정화되어 버리는데. 버섯과 야채의 달고 고소한 맛이 우러난 육수에 칼국수 면을 투하하는 그 순간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죠. 꼬르륵. 앗, 이거 제 배에서 난 소리인가요?”
이송현·마포Collection지점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6길 10 기독교침례회총회빌딩 1층
“(북한말 억양으로) 북조선에 옥류관이 있다면, 여의도엔 ‘정인면옥’이 있습네다. 고조 정인면옥 평양랭면 한입이면 더위가 싹 가십니다. 다른 동무들은 걸레 삶은 물 같다, 밍밍하다 하지만 평랭에 푹 빠지면 답 없습네다. 정인면옥에서 진정한 평양랭면의 맛을 맛 보십시요. 끝내줍네다.”
박미진·카드심사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94
“더울 땐 뭐니뭐니해도 단백질도 흡수하고 기분도 좋아질 수 있는 소고기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서여의도 직장인이 사랑하는 식당, ‘미슐랭 가이드 서울 2018’에 선정된 ‘이도맨숀’의 한점 소고기 정식을 추천합니다. 2만원짜리 한점 소고기 정식을 시키면 뜨겁게 달궈진 돌에 소고기 한 점 올려서 익힌 후 와사비, 소금, 머스터드 등 본인이 원하는 소스와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메뉴에 포함된 냉면도 수준급이라 후식으론 시원한 냉면 추천합니다. 가성비도 매우 매우 훌륭하여 배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고, 무엇보다 고기 냄새를 풍기면서 회사로 돌아오면 '나 고기 먹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니 1석 2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점심부터 고기를 먹으면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강경수·Digital기획팀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26 더하우스소호 지하1층
“가자미와 전복이 통째로 들어간 미역국을 먹고 있으면 ‘내가 이거 먹으려고 돈 벌고 있지. 잘하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조혜지·단기Collection사업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0길 7 동아빌딩 지하1층
“오리는 예로부터 '날개 달린 소'라고 불릴 만큼 보양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아무리 꽃등심이라도 더운 여름에 불 앞에서 고기 굽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죠. 서여의도에서 6년 정도 직장 생활하면서 찾은 저의 여름 보양식 '버드나무'입니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깻잎과 무쌈에 싸먹는 오리 훈제요리로 시작해서, 진한 전골로 마무리하면 그만한 여름 보양식이 또 없죠.”
백두현·기업문화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0길 7 동아빌딩 지하1층
“역시 밥과 욕은 차져야 맛나지. 오삼을 시키면 따라 나오는 구수한 청국장과 10여가지의 전주식 반찬을 느끼다 보면, 어느덧 주인 아주머니의 구수하고 차진 욕이 귀를 즐겁게 해주지. 점심에 2명이서 가면 욕을 바가지로 먹고 쫓겨날 테니, 꼭 3명이상 가시길. 진한 청국장 냄새 덕분에 내가 점심에 뭘 먹었는지 주변에서 다 알게 된다는 것은 덤.”
김정근·해외리스크운영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4길 20 맨하탄21리빙텔 1층
“고소하면서 영양 듬뿍 죽 한 숟가락에 야들야들 구워진 갈비구이면 축축 쳐져 있던 어깨에 힘이 불끈불끈! 포기를 모르는 남자가 되지! 새콤달콤 시원한 동치미는 거들뿐.”
이웅규·신판금융사업팀
흔한 재료지만 먹으면 늘 힘이 나는 돼지고기. 이 돼지고기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지만, 손이 많이 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고급 중국요리가 바로 ‘동파육’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수석 셰프가 일류 중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동파육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재료(4인분)통삼겹살 2kg, 청경채 6개, 죽순 300g, 홍고추 100g, 청고추 100g, 양파 1개, 대파
소스 재료굴소스 5g, 물 100g, 간장 15g, 설탕 7g, 파, 마늘, 겨자
만드는 법STEP 1. 물에 통삼겹살과 함께 양파, 대파 등의 채소를 넣고 약 2시간 동안 푹 삶는다.
STEP 2. 삶은 삼겹살의 물기를 제거한 후 기름에 튀긴다.
SETP 3. 마늘과 파를 볶다가 물, 굴소스, 간장, 설탕을 넣고 끓여 동파육 소스를 완성한다.
STEP 4. 동파육 소스에 튀긴 삼겹살을 넣고 소스가 충분히 밸 때까지 약 20~30분 졸인다.
STEP 5. 죽순, 청고추, 홍고추, 양파, 청경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볶다가 동파육 소스와 전분을 넣어 약간 걸쭉할 정도로 농도를 맞춘다.
STEP 6. 앞에서 볶은 야채를 접시에 담은 후 삼겹살을 가지런히 썰어 얹고 소스를 뿌린다.
셰프의 팁!일반적인 동파육 레시피에서는 삼겹살을 조리할 때 넣는 소스와 마지막에 뿌리는 소스를 달리 만들어 쓰기도 하지만,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때에는 한 가지 소스로 조리해도 충분하다. 대신 마지막에 뿌리는 소스에 겨자를 더하면 더욱 감칠맛 있는 동파육을 즐길 수 있다.